- 일부 건설사만 적극적, 도시정비시장 내 양극화 심화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올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작년 대비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도시정비 사업에 적극적인 건설사들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만 나올 뿐, 확실하게 '따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공사비 증가와 금융 부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 부담, 신중한 접근 선택
대표적으로 대우건설은 지난 2024년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2조9823억 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연초 목표였던 2조 원을 초과 달성했을 정도로 수주에 적극적이었다.
이는 서울 및 수도권의 알짜 사업지를 선별적으로 수주한 결과로, 신반포16차 재건축(2469억 원), 부산 다대3구역 재건축(2143억 원), 서울 마포 성산모아타운 1구역(1972억 원), 서울 개포주공5단지(6970억 원), 부산 괴정5구역 재개발(5889억 원) 등이 주요 사례다.
2025년에도 대우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3조 원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사비 상승과 금융 부담 등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포 서래마을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 용산 청파1구역 재개발, 군포시 군포1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 수주를 추진 중이긴 하지만 아직 확정된 수주는 없다.
대우건설 뿐만이 아니라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올해 들어 아직 도시정비사업에서 주요 수주를 따내지 못한 상태다. 과거 건설사들이 연초에 이른바 '마수걸이'로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하면서 경쟁적으로 사업 개시를 알리던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도시정비사업의 공사비 부담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과거처럼 무리하게 수주를 늘리기보다는 철저한 검토를 거쳐 선별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또한 도시정비사업의 입찰 보증금 부담이 커진 점, 공사비를 올려받기 어렵다는 점 등이 건설사들의 소극적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 대규모 보증금을 선납해야 하는 도시정비사업은 기업의 현금 흐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건설사들은 신중한 접근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은 유동성 확보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만 적극적, 도시정비시장 내 양극화 심화
그럼에도 일부 건설사들은 여전히 적극적인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물산은 최근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주하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GS건설과 롯데건설 등도 특정 프로젝트에서는 공격적인 입찰 전략을 펼치고 있다.
건설 분야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대형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유지할 것"이라며 "수주 경쟁이 과열되었던 과거와 달리, 향후에는 재무 건전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또한 조합과의 계약 조건 조율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을 놓고 GS와 경쟁구도로 관심을 모았던 삼성물산이 발을 뺀 것도 출혈 경쟁을 줄이려는 의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도시정비사업의 구조적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사업 환경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금융 부담과 공사비 상승 문제로 인해 건설사들의 신중한 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