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에 신속하고 충분한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또, 일본계 자금의 국내 금융시장 이탈 가능성이 작고, 이탈 되더라도 정책 대응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10시 정부서울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회의에는 금융감독원, 산업·기업·수출입은행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그리고 우리·신한·농협·국민·하나·부산은행 등 주요 은행 대표들이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에 신속하고 충분한 금융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들이 이미 자체적으로 수출 규제에 따른 피해를 볼 수 있는 기업과 해당 기업에 대한 여신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은행들을 통해 전체적으로 피해 기업 규모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들이 금리를 얼마나 할인하고, 얼마나 신속하게 지원할지 등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며 "당국의 지원 방안과 연계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금융지원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일본계 자금 이탈 등 금 부문의 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당국의 경험과 여러 장치를 고려했을 때 대응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일본이 지금 하는 일을 보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일본 당국이 수출 규제에 영향을 받아서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면 유럽·일본·중국 등 각국 경쟁 당국에 기업 결합 심사 신고서를 제출해 승인받아야 하는데, 일각에서는 일본이 경제 보복 조치의 하나로 두 기업의 결합을 승인하지 않아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부는 피해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증을 일괄적으로 1년간 전액 만기 연장하고, 최대 6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과 시설자금 16조원, 보증지원 1.5조원 등 경쟁력 제고자금 20조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