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OSP 이노베이션 센터 중심으로 5G 시대 걸맞은 혁신 추진
- 빅데이터 기반 차세대 OSP 관리시스템 ‘아타카마’ 개발, 상용화
- OSP 관리 혁신솔루션 공개…5G 로봇이 화재감지부터 진화까지
“OSP 이노베이션 센터는 KT와 대한민국 ICT를 발전 시켜 온 과거이자, 최대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현재이며, 동시에 멀리 나아갈 미래다.”
황창규 KT 회장이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통신기반 인프라 혁신기술 발표’ 기자간담회에 깜짝 등장해 OSP 이노베이션 센터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OSP 이노베이션 센터은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등 5개 구 일대와 경기도 고양 일부 지역에 '통신 재난' 사태를 일으켰던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사고를 원천적으로 막고자 하는 KT의 의지가 반영된 공간이다.
황 회장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모든 역량과 기술력을 결집해 네트워크 인프라 혁신에 집중했다”며 “365일 24시간 무결점 운영을 위해 빅데이터와 AR, 5G 로봇 등 첨단기술을 혁신에 접목해 완성도를 매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이날 OSP 이노베이션 센터를 공개하고, 통신 인프라 운용효율을 높일 다양한 기술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통신 네트워크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OSP(외부통신시설)은 기지국ㆍ서버 등 통신장비 이외에도 통신구ㆍ통신주ㆍ맨홀과 같은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를 말한다. OSP 이노베이션센터는 이런 통신 장비들을 복합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KT는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한 다양한 기술을 이날 발표했다. 화재와 같은 위기 상황을 조기에 대처하는 등의 시연도 진행했다.
화재를 감지해 5G 로봇이 화재를 조기에 진화하거나 통신전주가 기울어진 것을 원격으로 탐지해 드론을 통해 확인한다. 침수 등의 상황에서 자율주행 등의 기술을 통해 맨홀을 복구하는 식의 기술도 선보였다.
KT가 이날 선보인 모든 기술은 ‘사고의 방지’에 방점이 찍혀있다. 아현지사 화재 원인이 ‘KT의 부실한 관리’로 지목되면서 국민적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 각층에서 KT의 화재 이후 조치 과정도 “적절치 못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OSP 이노베이션센터는 다시는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대응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중심축’과 같은 곳이다.
KT 측은 “통신 인프라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 및 개선활동을 펼쳤다”면서 “대규모 긴급 통신복구훈련을 정기적으로 시행해 재난상황에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현 화재 재발 없다”...위기 상황 원천적으로 막으려는 KT의 의지
황 회장은 아현 화재에 대해 “잠깐의 방심과 자만으로 큰 상처를 낳았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아픈 과오를 씻고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KT의 모든 역량과 기술력을 결집해 네트워크 인프라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통신사들이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본립도생(本立道生·기본이 바로 서면 길도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뜻)의 마음으로 유선 네트워크를 강조하고자 한다”며 “KT 미래가 대한민국 통신 미래라는 사명을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다, 이번에 선보이는 기술이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매일 매일 완벽함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황 회장의 이 같은 의지처럼, KT는 OSP 이노베이션센터에서 개발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통신 인프라 구축과 운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자신했다.
KT가 현재 운용·관리하는 전국의 OSP는 통신구 230개(286㎞), 통신주 464만개, 맨홀 79만개에 이른다. KT는 134년의 통신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방대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운용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79만km 광케이블을 비롯한 다양한 시설은 유선전화부터 5G 통신의 핵심 근간이 된다.
KT는 이런 방대한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아타카마(ATACAMA)’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아타카마는 OSP 관리시스템으로, 통신 인프라의 설계부터 관제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해 통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구간별 수동 설계에 약 100분이 걸리던 광케이블망 설계 작업이 약 5분으로 단축돼 20배 정도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다. 네트워크 장애를 인지한 후 세부 위치 파악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
KT는 새롭게 개발한 ‘화재감지 기술(CTTRS)’과 ‘5G 로봇’도 이날 공개했다.
KT는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CTTR로 지하에 설치된 통신구 안 온도의 이상 변화를 감지한다. 통신구에 설치된 레일형∙지상형 5G 로봇이 통신구 상황을 파악하고 화재를 조기 진화하는 식의 프로세스다. KT는 이 기술의 상용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T 또 AI 기반의 분포형 음파계측 방식의 ‘침수감지 기술(MFRS)’로 맨홀의 침수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MFRS로 침수된 맨홀의 위치를 확인하면 5G 로봇 ‘빙수’가 해당 위치로 이동해 현장 작업을 수행한다. 자율주행 기반의 5G 원격조종 로봇인 빙수는 맨홀 환경을 탐색하고 양수 조치를 수행한다.
‘통신주 기울임감지 기술(PTRS)’도 이날 시연됐다. 원격에서 통신주의 기울임을 탐지할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을 도와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3월 통신재난 대응 계획을 발표하며 3년간 4800억원 투자한다고 밝혔다. 아타카마엔 2년의 개발기간동안 50억원이 투자됐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통신 재난 계획 진행 상황에 대해서 “다양한 안전 기술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OSP 센터에서 많은 기술을 리드할 수 있도록 투자할 계획이고, 이 기술들이 2~3년 후 상용화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통신 시설에 소방시설을 강화하고 비상시 우회경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KT를 비롯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각 사에 통신 이상이 발생했을 때 고객들이 타사의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사 로밍’ 도입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
황창규 회장의 암행...‘아현 화재’ 이후 현장 점검 적극
황 회장은 아현 화재와 같은 사고가 방지되려면 ‘현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황 회장은 “아현국사 화재 이후 사업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수개월간 불시에 전국의 네트워크 현장을 찾아다니며 시설 운용을 눈으로 확인하고 또 점검했다”고 그간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어 “다양한 그룹사도 방문해 목소리를 들었다. 역시 답은 '현장' 있었다”며 “전국의 임직원들의 의지가 높아 책임감도 함께 느낀다. KT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의 현장 답사는 수개월간 주당 1회 꼴로 있었다”면서 “현장을 불시에 찾아 시설을 점검하고 잘돼있지 않으면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물론 잘 운영이 되는 곳들은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는 강성렬 ABIMAN ENG 대표, 문희창 언맨드솔루션 대표, 박재규 뉴텍엠 대표 등 협력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 전홍범 KT 융합기술원장(부사장), 윤종진 KT 홍보실장(부사장), 이철규 인프라 운용 혁신 실장(전무) 등 주요 경영진들도 대거 자리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