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경제활동, 공기와 물의 질 변화 등 파악
시베리아 지역이 평균 기온보다 10도 이상 상승하는 등 기후변화 물결이 거세다. 이 때문에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무너져 기름이 대량 유출되는 기후 재앙까지 발생했다. 여러 전문기관 분석 자료를 보면 북반구 아시아 지역에서도 3도 이상 상승하는 등 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기후 재앙은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공기와 물의xmrgl 질 변화, 기후, 경제활동, 농업 분야 등에서는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었을까.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관련 기관은 오는 25일 코로나19가 몰고 온 변화를 여러 지표를 통해 설명할 계획이다. 인공위성이 파악한 자료들이다. 이번에 발표되는 항목은 공기와 물의 질 변화, 기후, 경제활동, 농업 분야가 포함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셧다운(영업금지)’ ‘록다운(경제봉쇄)’ 등이 이뤄지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질도 상대적으로 좋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도 이산화탄소 전체 농도는 지난 5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기온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올해 1~5월까지 평균 기온은 그동안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을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기록상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16년이다. 2016년에는 동태평양 바다 온도가 특이하게 상승하는 ‘슈퍼 엘니뇨’가 있었던 시기였다. 이 같은 강력한 기온 상승 요인이 없었음에도 2020년은 거의 2016년과 맞먹는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WMO는 1850년부터 2019년까지의 전 세계 평균 기온을 ‘줄무늬’ 형태로 일목요연하게 분석했다. 대륙별, 특정 국가별 온도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분석결과 2015~2019년의 5년 동안이 그동안 가장 더웠던 ‘5년’으로 기록됐다. 또 2010~2019년이 기록상 가장 더웠던 ‘10년’으로 파악됐다. WMO 측은 “1980년대 이후 매년 10년이 앞선 10년보다 더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며 “이는 시간이 갈수록 지구 가열화(heating)가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WMO는 “지구 가열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대중적 관심을 끌기 위해 각국의 평균 기온 변화를 줄무늬형태로 보여주고 있다”며 “20세기 초에는 옅은 파란색이었는데 21세기 들어서면서 평균 기온이 급상승하는 ‘붉은색’ 줄무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미, 유럽과 아시아 등은 올해 1~5월까지가 기록상 가장 더웠던 기간으로 집계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분석 자료를 보면 북반구 아시아 지역 대부분은 20세기 평균보다 무려 섭씨 3.5도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북반구의 온도상승이 2020년 전체 평균 기온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진단됐다. 시베리아 지역은 그동안 평균 기온보다 10도 이상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겨울과 봄에 비정상적이고 예외적 이번 고온 현상으로 시베리아 강의 얼음이 빨리 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규모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지난달 시베리아 노릴스크의 발전소에서 사상 최악의 디젤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연료 탱크가 파손돼 디젤유 2만1000톤이 인근 강으로 흘러들었다. WMO 측은 “시베리아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올해 평균 기온 상승이 두드러진 지역”이라며 “이런 고온 현상이 영구동토층을 녹이면서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탱크를 지탱해 주던 지반이 무너져 내렸다는 것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 측은 “지구 가열화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며 “문제는 시베리아 지역 등은 통계자료에서 보듯이 다른 지역보다 고온 현상이 더 가파른데 얼마나 이런 현상이 지속할 것인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인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기름 유출 등에서 보듯 기후변화가 몰고 올 예상치 못한 기후 재앙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