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의향 표시 후보 3~4곳...HAAH, 법정관리 개시 후 인수전 참여 관측도
주채권자 산업은행, 이달 8~10일께 법원에 법정관리 개시 관련 의견 제출할 듯
쌍용차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예병태 사장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쌍용차가 현재의 어려움을 딛고 신규 투자자를 찾아 회생에 나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구조조정 이후 몸집이 줄어든 상태에서 M&A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 상황에서 예사장의 사임은 또다시 혼란스러운 상황을 초래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7일 예병태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가 또 다시 회생절차 개시를 앞두게 된 상황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이어 예 사장은 "아직도 쌍용차에 대한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절망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유력한 신규 투자자로 거론됐던 HAAH오토모티브와의 매각협상이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법원은 지난달 31일까지 잠재적 투자자와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라고 쌍용차에 명령을 내렸지만, 쌍용차는 끝내 HAAH의 투자의향서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선 법정관리 이후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이 있거나, 인수 의향을 표시한 후보자가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 3∼4곳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HAAH가 법정관리 개시 이후 인수전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앞서 법원은 지난 1일 쌍용차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묻는 의견 조회서를 보내는 등 법정관리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산은은 오는 8~10일께 법원에 법정관리 개시와 관련한 의견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회생 절차가 시작되면 법원은 채권 신고 등의 절차를 거쳐 기업을 회생시킬지 청산할지 평가하게 된다. 다만 협력업체를 포함해 최소 2만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는 만큼, 쌍용차 회생에 무게를 두고 살펴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가 오히려 재기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회생절차(법정관리) 간다고 다 망하는 것은 아니다. 재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저희는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고 법원도 그런 측면에서 접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 수 있다면 노사, 채권단, 협력업체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서 쌍용차가 살아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쌍용차는 평택공장 등 토지 자산의 가치 재평가를 통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최근 자산 재평가에 따라 2788억원에 달하는 차익이 발생한 후 자본금이 1907억원으로 늘어나면서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