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시장, SH 부실임대 바로잡고, 공유 부지에 토지임대부 건물분양과 20년 이상 장기임대 공급하면 좋을 것"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20일 여당 대표가 '6%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게 하는 구조를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엉뚱한 발상'이라며 비판하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SH부실임대를 바로잡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은 이날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앞서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한 것에 대해 "이는 집값 하락을 막겠다는 것"이라며 "여당은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은 "6%만으로 집을 산다면 나머지는 빚인데, 집값이 떨어지면 나머지는 모두 빚으로 남게 된다"면서 "젊은이들에게 공유부지와 공기업을 통해 얼마든지 싸고 좋은 집을 공급할 수 있는데, 검증되지도 않은 엉뚱한 발상으로 젊은이들을 빚쟁이로 내몰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전제가 아니라면, 집값의 94%를 빚을 내 사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정부들어 폭등시킨 집값을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반면, 김 본부장은 오세훈 시장이 취임 1개월을 맞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부실임대를 지적하고 바로잡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SH 등 공기업이 임대를 명분으로 주택을 매입해 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막으면서도, 정작 전세난 속에서도 임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공실률이 높은 가짜 임대정책을 펴왔다"며 "매임한 임대주택에 대한 정확한 현황과 정보를 시민들이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결국, SH의 매입임대는 시민의 주거안정보다 집값 하락을 방지하고 더 나아가 집값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기업의 주인은 시민과 국민"이라면서 "SH 등 공기업은 어디에 얼마짜리 임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는지 모든 시민과 국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정보를 게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지금부터라도 SH가 매입한 주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서 임대주택이 필요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한, 서울시가 출자한 SH를 통해 서울시가 소유한 공유부지에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방식을 통해 30평짜리 아파트를 2억원 이하로 사전 예약을 꾸준히 하면,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다. 서울 집값이 잡히면 경기도 집값이 잡히고, 수도권 집값이 하락하면 전국의 집값이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토지임대부 건물분양과 함께 SH의 분양원가를 공개, 분양가 상한제 도입해 집값을 잡고, 아울러 20년 이상 장기임대 아파트를 지속 공급하면 집값이 하락해도 집을 사기 힘든 무주택자들의 주거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 오 시장은 취임 1개월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최근 SH는 유치권이 걸린 다세대주택을 120억 원에 샀다가 2년을 빈집으로 놀리거나, 임대매입주택 5채 중 1채가 공실이고 그마저 일부는 하자까지 심각하다"는 지적에 "SH공사의 공공임대 관련해서, 거친 정책집행 모습이 그동안 노정돼 왔던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원칙을 세워서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