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GS25·CU 등 카드사 손잡고 ‘데이터상품’ 활용 및 판매
일각, ‘공동자산' 데이터의 무상제공은 정당한가? 비판의 목소리
최근 데이터산업의 시장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해 빅데이터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유통-금융업계의 업무협약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빅데이터의 원료인 데이터는 사회에 의해 생산된 '공동 자산'이라며 구성원 전체의 것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유통 빅데이터 사업 가속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데이터산업 현황조사’에 따르면 2020년 데이터산업 시장규모는 19조2736억원이며 올해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거래소를 통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편의점업계는 카드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편의점의 소비자 데이터와 카드사의 금융데이터를 결합해 트렌드 분석과 데이터 판매를 동시에 취하겠다는 것.
이미 BGF리테일은 KB국민카드와 카드·유통 데이터기반 비즈니스 MOU를 맺고 금융데이터거래소에 편의점 소비데이터를 판매하고 있다. 월평균 1억명 이상이 찾는 CU 편의점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지역 매출 연령 등 빅데이터를 상품화해 민간 및 공공기관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GS25 역시 전국 1만5000여 개에 달하는 CU점포에 방문한 고객의 소비행태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이에 GS리테일도 신한카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데이터거래소(KDX)를 통해 소비패턴과 금융정보를 결합한 빅데이터를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도 11일 BC카드, 닐슨컴퍼니코리아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유통·금융 데이터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3사는 각 데이터를 공유한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등에 협력한다.
데이터거래소의 본격적인 출범과 함께 데이터사업이 정착되면서 빅데이터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완전한 '가공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공동자산' 데이터의 무상제공은 정당한가... "시민 기여분 환수해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데이터란 원료는 사회 전체 구성원에 의해 제공된 '공동자산'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가 만들어낸 공통의 부가 기업의 사익을 위해 무상 제공되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가 개입해 데이터세를 도입하거나 공유부 기금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이목을 끌고 있다. 기업이 취한 빅데이터 초과이윤에 대해서 시민이 기여한 분을 환수하자는 것이다.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금민 소장은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기록물이라 기업의 자산으로 독점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데이터를 통한 초과이윤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13일 <녹색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이어서 금소장은 "지식자산생산량이 GDP대비 8%로 성장하면서 경제의 디지털전환은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빅데이터가 제공하는 초과이윤을 기업이 독점하면 사회전체적인 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져 양극화의 원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빅데이터세를 통한 과세 혹은 기업의 빅데이터 지분을 정부가 공유부 기금을 통해 확보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편의점업계의 데이터 사업이 선한 영향력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데이터의 독점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패턴의 빅데이터를 공유한다면 사회 전반적인 생산력 확대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에 금민 소장은 “빅데이터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인 ‘실시간 갱신’ 없이 데이터의 질과 알고리즘을 진화시킬 수 없다”며 “단순 데이터셋의 구매는 한 순간 효과를 가질 뿐, 지속구매가 불가피해 플랫폼 자체의 소유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마트24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데이터 판매에 있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아직 MOU 협의 중이라 우선적으로 마케팅 협업에만 활용할 계획”이라고 13일 전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