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국제회계기준 앞두고 종신보험 등 보장성 판매 박차
- 저축성 보험으로 오인할 수 있는 불완전 판매 근절 필요
생명보험업계 핵심 상품인 종신보험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초기 환급률을 개선하거나 납입기간을 줄이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 상품으로 세몰이에 나선 모양새다.
7일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젊은 연령층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서 판매가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이에 생명보험사들은 최근 고객 접근성 확대를 위해 초기 환급률을 개선하거나 납입기간을 줄인 단기납 종신보험 등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신보험은 본인(피보험자) 사망 시 유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보장성 보험이다. 따라서 가입 기간 중 긴급한 가계사정으로 보험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긴급한 자금 수요가 있을 경우를 감안해 기간 중 해지 시 환급받는 금액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에 KB생명은 그동안 종신보험상품의 사업비 구조를 개선한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출시된 KB생명의 '(무)알기쉬운 종신보험'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사업비를 낮추고 계약 초기 적립금 구조를 개선해 기존 종신보험 대비 고객 혜택을 강화했다.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성별, 연령별로 달랐던 해지환급률 지급방식을 동일하게 개선하고 최저보증환급률을 적용해 판매인이 고객에게 가입 당시 상품구조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가입 후 1년 이후 1형은 80%, 2형은 90% 해지환급률로 보험계약대출 활용이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또 생명보험사들은 종신보험의 납입기간을 10년 이하로 줄이고 만기시 보험금을 전액 돌려주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통상 종신보험의 기본 납입 주기는 10~20년이다.
지난 1일 KDB생명은 6·7·8·9·10년납 중 선택이 가능한 ‘(무)KDB 버팀목종신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개개인의 생애주기에 따라 시기마다 필요한 다양한 자금활용 계획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납입 기간 완료시점 해지시 해지환급률이 주계약 기납입 보험료 100%내외에 도달하는 단기납 저해지 종신보험상품이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달에 ‘교보 실속있는평생든든 종신보험’ 개정판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금액 5000만원 이상 계약하고 10년이 되는 시점에 환급률이 100%에 이르도록 설계했다. 납입 기간은 5·7·10·12·15·20·25·30년납 중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다.
삼성생명 역시 지난달부터 ‘삼성 행복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도 납입 기간 8년이 지나면 재해나 질병 상관없이 모두 가입금액의 100%를 받을 수 있다. 납입 초기 보장을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보험사들은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해 종신보험 등의 보장성보험 판매에 적극적이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시 저축성보험이 많을수록 부채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 생명보험사에 이어 중소형 보험사도 단기납 종신보험 시장에 가세하면서 매출 경쟁이 거세질 경우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하반기 금감원에 접수된 불완전판매 관련 보험 민원 중 종신보험 비중이 6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장성보험인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설명해 가입을 유도하는 민원이 많아 금감원은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