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기업답게 친환경 컨셉은 ‘소통’...대규모 환경 컨퍼런스 열고 ‘친환경 대화의 장’ 마련
-콘텐츠 생태계 동반성장 ESG 전략도 ‘탄탄’...신인 작가 지원 프로젝트 ‘오펜’ 등 지속 운영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CJ그룹의 미디어·콘텐츠 계열사, CJ ENM의 최근 ESG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올 5월 ESG위원회를 신설한 데 이어, 그 다음달에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함으로써 국제 원칙을 준용하는 ESG 실행체계를 구축하겠다며 본격 지속가능경영 기업 대열 진입을 선포했다. UNGC는 글로벌 기업의 ESG 경영을 촉진하기 위해 발족한 유엔 산하의 전문 기구다.
CJ ENM의 올해 ESG 성적은 한국지배기업구조원(KCGS) 평가 기준 통합 등급 ‘A’로,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작년 ‘B+’ 등급에서 한 단계 올렸다.
무엇보다 ‘A+’ 등급을 받은 사회 부문에서의 성적이 전체 등급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콘텐츠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 콘텐츠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더불어 지난 2018년 컴플라이언스 전담조직을 꾸린 이후 관련 법규를 통한 임직원 보호 시스템을 잘 구축·운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환경 부문에서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해 ‘C’에서 올해 ‘B’ 등급으로 상향됐지만, 아직 다른 부문에 비하면 저조한 편이다.
이에 따라 전체 ESG 등급을 개선하기 위한 CJ ENM의 환경 부문 지속가능경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국내 대표 미디어·콘텐츠 기업으로써 어떤 방식의 친환경 활동을 펼쳐나갈지 추후 행보에 주목된다.
콘텐츠 기업답게 친환경 컨셉은 ‘소통’...대규모 환경 컨퍼런스 열고 ‘친환경 대화의 장’ 마련
최근 CJ ENM이 펼치는 친환경 활동의 방향성은 ‘소통’에 맞춰져 있다. 국내 콘텐츠 최강자 기업다운 선택이다.
대표적인 예로, 올 10월 자사 디지털 인사이트 플랫폼인 ‘사이엔스 스튜디오’를 통해 개최한 환경 컨퍼런스가 있다.
‘환경 읽어드립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컨퍼런스는 미래역사학자, 대기과학자, 의과대학 교수, 물리학자 등 각기 각층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포함해 50여명의 국내외 명사와 셀러브리티의 동참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각 분야에서 환경을 다루는 방식을 보여주며 미래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 등을 함께 토론했고, 명사들의 발표로 세계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일상 속 실천 방법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 각국의 환경 정책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베르트랑 피카르 전 UNEP 친선대사 등 전·현직 대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후위기 등 현재 이슈화되고 있는 환경 관련 글로벌 주요 토픽을 소개하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 각 나라가 펼치는 제도적 방안과 사례들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 오프닝에서 강호성 대표는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당사가 해야 할 첫 번째 행보로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의 장을 준비했다”라며, “앞으로 환경을 고려해 방송제작시스템을 혁신하고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라고 추후 자사 콘텐츠 플랫폼을 통한 환경 관련 각종 컨퍼런스와 토론회 등을 열어 친환경 소통의 장을 만들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CJ ENM은 이날 행사에서 진행된 강연 등을 사피엔스 스튜디오 유튜브 채널에 이달 20일과 21일 양일간 방영할 예정이다.
커머스 부문에서의 친환경 행보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CJ ENM의 커머스 부문인 CJ 온스타일은 업계 최초로 택배 근로자 편의성을 높인 ‘착한 손잡이 배송박스’와 포장재 개봉 및 분리배출 편의성을 높인 ‘이지 오픈 테이프’를 도입한 바 있다.
이어 ‘에코 패키징 투게더’ 캠페인을 강화해 소비자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포장 재질 개선과 올바른 분리배출 장려를 위한 친환경 활동에도 속도를 낸다. 직매입 상품 포장재를 비닐에서 친환경 종이테이프로 교체해 올해 안에 100%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콘텐츠 생태계 동반성장 중장기 ESG 전략도 ‘탄탄’...신인 창작자 지원사업 ‘오펜’ 등 사회 가치 실현
전 세계적인 ‘K-콘텐츠’ 열풍으로 국내 콘텐츠 기업의 사회 기여에 대한 책임도 한층 더 무거워진 지금이다. CJ ENM은 일찌감치 콘텐츠 생태계 성장을 위한 중장기 ESG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강호성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가 단순히 하나의 작품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고 즐기는 전 세계 모든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고 지역사회의 문화로 자리 잡아간다는 것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공정하고 신뢰받는 콘텐츠 개발로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CJ ENM은 지난 2017년부터 신인 창작자 발굴, 지원사업인 ‘오펜(O’PEN)’을 운영하고 있다. 오펜은 작가(PEN)를 꿈꾸는 이들에게 열려있는(OPEN) 창작공간과 기회(OPPORTUNITY)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재능있는 작가를 발굴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신인 작가에게는 소중한 기회가, 작가 발굴이 어려운 업계에는 수급난 해소의 오아시스가 되는 셈이다.
CJ ENM은 ‘오펜’을 처음 드라마·영화 부문만 적용했던 것을 음악 부문의 작곡가, 드라마 숏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오펜 소속 작가들은 지상파, OTT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CON’, ‘MAMA’ 등 굵직굵직한 CJ 주최 콘텐츠 페스티벌이 열릴 때마다 관객 대상으로 컨벤션 판촉전과 전시회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바이어와의 1대1 수출 상당회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물꼬를 터주는 역할에 이바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에 재직 중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지원하는 사내 벤처 육성 프로젝트, ‘시리즈 A(SERIES A)’를 런칭해 진행 중이다. 신유형 콘텐츠와 플랫폼, 커머스 분야의 창업 아이디어 공모를 열고 선발팀에게 최대 2억원의 사업 지원금과 외부 전문가와 맞춤 컨설팅, IT/테크 기반 스타트업과의 기술 매칭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외에 문화 나눔 활동도 펼쳐, 시청각장애인 대상 한글자막과 화면해설을 적용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영화관이 없는 문화소외지역 및 기관에서도 최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CJ ENM 영화 및 영상 상영 장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지배구조 부문 역시 강화해 지난달 말에는 컴플라이언스 전담조직 운영 성과를 인정받고 글로벌 인증기관인 로이드인증원으로부터 ‘ISO37301(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강호성 대표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은 지속적인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시대적인 요구”라며, “당사는 준법경영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환경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