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달 갤럭시 S22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자체 신형 프리미엄 모바일AP칩 ‘엑시노스 2200’ 출시를 선언했다. 이번 플래그십폰 모델부터 자체 AP칩 탑재를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삼성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에 자체 신형 AP칩 ‘엑시노스 2200’ 도입이 유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삼성, 엑시노스 수율 문제 개선 사실상 공식화...“수율 우려는 추측에 불과, 고객사 공급에 문제 없어”

먼저 삼성이 그간 논란이 됐던 엑시노스 2200 수율 문제를 보완하는 데 있어서, 이번 출시 발표를 통해 사실상 방안 마련을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삼성이 그간 지적돼 온 수율 문제 개선에 사활을 걸고 타 사업부 인력까지 총동원하는 등 노력한 끝에, 5나노 공정에서는 안정기를 잡았으며 4나노 공정에서도 상당한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삼성 내부에서 엑시노스 2200 출시를 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삼성이 이번 신형 자체 AP 출시를 발표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다음달 언팩 예정인 갤럭시 S22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탑재가 확대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엑시노스 2200 출시 발표 약 이틀 전인 16일(현지시간) 렛츠고디지털 등 다수 외신은 유럽에 출시되는 갤럭시S22 모델에 엑시노스 2200이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가 장착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국내와 남미, 유럽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에 출시되는 플래그십폰 모델에 엑시노스를 적용해 온 삼성의 전략에 큰 변동이 예고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전망이었다.

이를 두고 삼성이 액시노스 2200의 수율 문제를 개선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삼성은 이달 11일(현지시간) 예정이던 엑시노스 2200 공개를 발표일 이틀 앞두고 어떤 이유나 추후 공지도 없이 돌연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엑시노스 2200 공식 출시가 발표되면서, 삼성이 수율 개선에 성과를 거뒀다는 관측과 함께 당장 이번 갤럭시 S22 시리즈부터 자체 칩 탑재를 확대할 거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제품 발표 일정을 미루고 나서 일주일 동안 수율이나 성능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추측성 말들이 많았다”라면서도, “다음달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지금도 엑시노스 칩을 대량 생산하고 납품 중일 텐데, 만약 수율에 문제가 있었으면 출시 자체를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엑시노스 2200에 수율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 자체가 추측에 불과하며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는 것은 즉, 고객사에 공급하기에 문제가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PU 기능 대폭 향상...‘팀삼성’ 스마트폰 중심 삼성 가전 생태계 구축 구심점 역할 기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가전 생태계 통합 구축에 힘을 싣고 있는 최근 삼성의 행보를 미뤄봤을 때도, 차기 플래그십폰 내 엑시노스 2200 장착은 필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전작 대비 대폭 향상된 엑시노스 2200의 NPU(신경망처리장치) 성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된 엑시노스 2200은 전작 대비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개선도 눈에 띄지만, 특히 NPU 성능 향상에 주력한 모습”이라며, “이는 최근 삼성이 가전 부문에서 밀고 있는 ‘팀삼성’이라는 큰 그림 안에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전 생태계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아무래도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중요한데, NPU 성능이 향상되면 자연어 처리의 정확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전 사용 패턴 분석에 있어서 최적의 설정이 가능해진다”라며, “AP 칩 내부의 NPU 영역에서 이러한 성능 실현이 가능해진다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삼성 가전 생태계 통합에 큰 구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삼성’은 삼성전자가 AI·IoT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이는 활동으로 삼성이 제작한 모든 전자제품을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 하나로 연결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유기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삼성은 최근 팀삼성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혁신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CES 2022에서도 팀삼성 전시관을 따로 구성해 글로벌 참관객들에게 삼성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역할은, 단연 스마트폰이 맡게 된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의 AI 성능 확대가 급한 시점이다. 삼성이 신형 자체 AP칩 엑시노스 2200에 NPU 성능 향상을 높이는 데 주력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NPU는 대규모의 병렬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로, AI 학습과 실행에 최적화됐다는 강점을 지닌다. 삼성에 따르면 엑시노스 2200의 NPU 연산 성능은 전작 대비 두 배 이상 향상됐으며, 스마트 기기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능도 강화됐다.

쉽게 말해, 엑시노스 2200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삼성 가전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그간 이용했던 AI 서비스가 크게 확대된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엑시노스 2200은 AMD와 공동 개발한 첫 GPU 제품, ‘엑스클립스(Xclipse)’를 탑재해 성능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AMD의 최신 그래픽 아키텍처인 ‘RDNA2’를 기반으로 모바일 기기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게임 그래픽 성능을 지원하며, 더불어 최대 2억 화소까지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ISP(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를 탑재해 NPU와 연동함으로써 고품질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