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 전반에 와인이 대세인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미국 와인업체 ‘쉐이퍼 빈야드’ 인수를 검토한다. 신세계그룹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수가 확정되면 이마트를 비롯한 이마트24 등 계열사의 와인 제품 라인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쉐이퍼 빈야드’ 인수 검토에 들어갔다.
쉐이퍼 빈야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컬트 와인(고급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업체다. 신세계그룹은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와이너리 인수를 통해 직접 와인생산에 나서면서 차별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쉐이퍼 빈야드는 친환경 농법으로 와인을 재배하는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특히 플래그십 와인 ‘힐사이드 셀렉트’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다섯번이나 100점 만점을 주면서 화제가 됐다.
이마트는 이미 지난 2019년 ‘도스코파스’ 출시를 통해 자체브랜드(PB) 저가와인 시장에 도전했다. 도스코파스는 ‘가성비 와인’으로 불리며 2019년 출시 이후 작년 11월까지 누적 420만병이 팔렸다. 이밖에 이마트24도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75만병 와인이 판매할 만큼 중저가 와인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프라퍼티가 투자를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검토 사안이라 확실한 것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5억5981만달러(약 6700억원)에 달한다. 와인 시장 전체로 보면 이미 2020년을 기점으로 1조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국내 와인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쉐이퍼 빈야드 인수가 확정되면 와인 시장을 둘러싼 대형 유통업계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와인시장이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와인 카테고리 강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은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 덕분에 와인매출이 545.2% 급증하기도 했다.
한 와인 수입업체 관계자는 “쉐이퍼 빈야드는 고가와인이지만 신세계가 직접 생산해 단가를 낮춘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그간 국내에서 보기 힘든 제품인 만큼 독점 취급을 통해 와인 애호가들의 관심도 유도할 수 있다”고 11일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