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동향]원전, 탄소중립 대안으로 위상 달라져...SMR 본격 건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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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동향]원전, 탄소중립 대안으로 위상 달라져...SMR 본격 건설 시작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2.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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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유럽연합(EU)이 원자력발전을 그린택소노미(녹색 분류체계)에 포함시키면서 원전에 대한 달라진 시각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은 탄소배출 감축과 탄소중립이고, 원전은 무탄소 전원이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확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차세대 친환경 원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이 본격화되며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美 SMR기업 뉴스케일, 폴란드 KGHM과 SMR 본격 계약...큰 시장 열린다

차세대 원전으로 거론돼왔던 SMR 건설 계약이 체결되면서 개발단계를 지나 SMR시장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SMR 선도기업인 뉴스케일은 홈페이지를 통해 폴란드의 구리·은 생산업체인 KGHM과 'VOYGR SMR' 건설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원전이 EU택소노미에 포함된지 13일 만에 체결된 것으로 뉴스케일은 "폴란드에서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저렴한 에너지를 상업화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존 홉킨스 뉴스케일 CEO는 “뉴스케일의 기술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해당국가에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는 완벽한 해결책"이라며 "풍부한 경험을 가진 혁신 리더 KGHM과 동반자가 돼 자랑스럽고, 차세대 첨단 청정 에너지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국내기업인 두산중공업은 1억 달러(약1200억원)를 투자한 뉴스케일의 전략적 파트너로 'VOYGR SMR'의 핵심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2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탈원전을 추구해 왔던 국가들과는 달리 이전부터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탄소중립 에너지인 원전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높았다. 뉴스케일은 이번 계약을 통해 동유럽 국가들에서 원전 시장이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스웨덴 에너지청, 실험용 납냉각방식 SMR 건설에 120억원 투자

비교적 탈석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북유럽에서도 차세대 원전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웨덴 에너지청은 4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납냉각로 방식의 실험용 SMR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9900만 크로나(약 12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원전기업인 리드콜드가 오스카르샴에 건설 예정인 이 원자로는 원자력대신 전기로 구동되며 1;56 스케일의 프로토 타입으로 2024년부터 5년간 운용된다. 

원자력 전문 매체인 월드뉴클리어뉴스는 "납냉각로 방식의 SMR은 2030년대 스웨덴에서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상 원전분야에서는 물대신 납이나 나트륨을 영구적 냉각재로 사용하는 방식의 SMR을 4세대 원전으로 구분한다. 현재 건설되는 수냉식 SMR은 3.5세대에 해당한다. 

스웨덴 에너지청은 "이 기술은 효율적인 무탄소 기반 전력으로, 탈화석 사회로의 전환에 기여할 수 있다"며 "(원전으로) 청정 수소를 생산해 전력 수요가 생산을 초과할 때까지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웃 국가인 핀란드는 발트해의 암반섬 지하 심층부에 세계최초로 영구적인 사용후연료 처분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처분장은 오는 2023년부터 운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약 850조원 규모 네덜란드연기금(APG), 한국내 투자기업에 '탄소 배출 감축' 촉구

유럽 최대 연기금도 탄소배출 감축에 투자 기준의 초점을 맞추며 한국의 투자기업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약 850조원 규모의 유럽 최대 연기금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은 17일  삼성전자,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롯데케미칼, 포스코케미칼, 현대제철 등 10개 기업에 탄소 배출 감축을 촉구했다. 

APG 측은 서한에서 “탄소 배출 감축 등에 관한 과제와 관련해 장기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요청하면서 “탄소 배출에 대한 비용 증가로, 탄소 배출 감축을 달성하지 못하면 기업가치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유경 APG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이날 “한국 기업이 전 세계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하면 기후 변화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탄소 배출  감축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이는 EU택소노미와 마찬가지로 탄소배출량 감축이 가장 중요한 투자 지침이라는 것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수원, 반기문 前 UN사무총장 초청 ‘탄소중립·ESG 특강’

반기문 총장이 특강하는 모습 [사진=한수원]

국내 대표 원전기업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도 이전과는 달리 탄소중립과 원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지난 14일 한수원이 개최한 ‘기후변화 위기대응과 한수원의 역할’ 특강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원전과 SMR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한수원의 역할을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기후위기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정부와 기업, 시민 모두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기업의 입장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기업경영의 필수조건이자 생존전략으로 정착되고 있으므로 정부와 기업은 ESG 확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와 산업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원전과 SMR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원전을 책임지는 한수원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공존 등 에너지사업 현실에 기반한 ESG 경영으로 탄소중립시대를 앞당기는데 한수원이 소임과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공공기관으로서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한수원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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