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막걸리 이어 맥주 가격도 인상... '장바구니 물가 불안 심상치 않아'
소주와 막걸리에 이어 맥주 가격도 오른다. 예상대로 맥주 1위 업체인 오비맥주가 총대를 매고 나섰다. 다만 인상 시기는 주류업계가 예상했던 대선 이후 보다 더 빠른 대선 하루 전인 8일로 결정됐다.
오비맥주는 오는 3월 8일부터 국산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7.7% 인상한다고 2일 밝혔다. 오비맥주가 국산 브랜드의 출고가를 올리는 것은 2016년 11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오비맥주의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각종 원료와 부자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 더이상 비용 압박을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가격 인상이라는 것.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 6년간 경영합리화와 비용절감 노력으로 가격을 동결해왔으나 외부 비용 압박이 전례 없이 심화되고 있어서 일부 제품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라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용 증가 요인 대비 가격 조정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맥주의 주 원료인 국제 보리 가격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3% 급등했다. 또 가정용 캔 제품의 핵심소재인 알루미늄의 경우 2021년 국제시세가 이전 년도 대비 45%나 폭등한 상황이다. 국제 원자재 및 포장재 가격은 2022년 들어서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4월부터는 맥주에 부과되는 종량세도 2.49% 오르게 돼 맥주 가격은 곧 오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시장점유율 1위인 '카스'를 보유한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2~3위 업체인 '테라'의 하이트진로와 '클라우드'의 롯데칠성음료도 입장 정리에 한창이다.
주류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동반인상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지만, 롯데칠성음료의 경우는 좀 다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과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맥주 가격을 올렸을 때도 롯데칠성음료는 인상하지 않았던 사례도 있어, 이번에도 가격을 동결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은 충분하지만, 인상 여부 및 시기 등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밝혔고, 같은 날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가격 인상과 관련된 어떤 것도 정해진 바 없다"면서 다소 온도 차이가 나는 답변을 했다.
한편, 장류 등 식료품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디저트 류에 이어 주류의 가격도 비슷한 시기에 인상하면서 올해 장바구니 물가 동향이 심상치 않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 가격과 유가도 둘썩이면서 추가적인 인상도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24일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0년 만에 처음으로 3%대로 올리기도 했으나, 일각에서는 4%대가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