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FD 벤치마킹 총 두 파트로 구분
한국회계기준원, 자문위 설치 대응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글로벌 ESG 공시표준 초안을 공개했다. 지속가능성·기후변화 두 파트로 구성된 표준은 올 연말 최종안이 확정될 경우 국내외 기업들에게 적용이 권고될 전망이다. 이에 한국회계기준원, 금융위원회 등 국내 민관기관은 ISSB측에 국내 입장을 적극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민간 차원의 자문위원회(가칭)을 설립하여 기업, 투자자 등 관련 유관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ISSB 도입에 따른 기업의 비용과 이익을 균형감 있게 논의하고 전달할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ISSB, ESG 공시표준 초안 공개…TCFD 기준에 SASB 통합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지난 달 31일 ESG 공시표준 초안을 발표했다. 앞서 ISSB는 글로벌 ESG 공시 통합을 위해 지난해 COP26(제 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공식 창립됐다.
현재 국내·외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등 개별 공시표준에 맞춰 ESG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기업별 ESG 데이터를 비교·측정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됐다.
만약 ISSB 표준이 제정될 경우 투자자 등 기업 이해관계자의 요구로 ESG 공시표준이 하나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발표된 ISSB 공시 초안은 일반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 정보 공시 요구안(S1)과 기후 관련 공시안 (S2) 두 안으로 나눠 구성됐다.
두 초안은 모두 ISSB가 벤치마킹한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의 권고안과 동일하게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 네 영역으로 이뤄졌다. 다만 여기에 SASB 기준을 통합하며 TCFD가 다루는 기후 부문을 넘어 커버리지가 ESG 전 부문으로 확장됐다.
구체적으로 S1 파트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련 리스크 및 기회를 공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ESG 관련 거버넌스 체계, 리스크 및 기회, 리스크 관리 체계, 관련 지표 및 정보 등의 공시내용을 다룬다.
S2 부문은 기후변화에 중점을 둬 기후 관련 거버넌스, 리스크 및 기회, 리스크 관리체계, 지표 및 정보 등에 관한 구체적인 공시대상을 제시한다.
특히 S2 부문은 기업에게 전 공급망을 아우르는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스코프 1·2·3)를 공개요구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공급망 배출량을 지칭하는) 스코프 3까지 포함했다는 것은 그만큼 전반적인 배출량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공시 방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안은 오는 7월 말까지 각국 전문가 등의 피드백을 받아 올 연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내 민관기관, ISSB 제정에 발빠른 대응…"우리 목소리 반영토록 노력"
앞서 지난 해 금융위원회 등 국내 관련 민관기관들은 ISSB 공시표준 제정과정에 국내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개설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기준에 따른 ESG공시 확산전략 토론회'를 열고 ISSB에 한국 인사를 추천하거나, 정부재정을 지원하는 등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ISSB가 제시할 요구 수준에 부응하도록 보완, 개선하되, 우리 경제 상황 및 산업 특성을 합리적으로 반영하고 ISSB에 한국 인사 추천, 정부 재정 지원 등 우리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구체적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 인사를 추천하더라도 선임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쉽지 않은 과정"이라며 "이에 대한 노력과 별개로 초안에 대한 피드백은 관련 기관과 함께 제출할 계획"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자문위원회(가칭)를 설립하고 국내 기업, 투자자, 공시 관련 유관 기관들의 의견을 수집 및 논의해 이를 ISSB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제도가 새로 도입되면 기본적으로 기업에겐 정보산출, 시스템 구축 등의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비용과 이익을 균형감 있게 고려해 ISSB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자문위는 KSSB(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는 별개의 조직으로 이번에 발표된 초안에 대해 민간 기관과 소통하는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