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진정성 얻기 위해 대리 게임 근절해야
자동사냥 위주의 MMORPG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며 대다수의 유저들이 24시간 동안 게임을 구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정보 유출 등의 피해를 놓고 게임사의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대표 게임사인 엔씨, 넥슨, 넷마블 등이 대리 게임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게임산업진흥에 의한 법률에 의해 대리 게임은 엄연히 불법으로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사들이 이를 모른 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MMORPG 대리 게임은 양지에서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스트리머들은 랭킹을 유지하기 위해 방송시간 외에는 캐릭터 육성을 부주(대리육성을 해주는 사람)에게 맡기는데, 이 부주들이 직접 게임 화면을 유튜브를 통해 송출하기도 하면서 유저들 사이에서는 대리 게임을 사실상 게임사가 묵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작업장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작업장은 일반적으로 다수의 개인정보를 통해 생성한 많은 계정을 통해 형성되는데, 이것이 일반 유저의 사냥 및 게임 내 경제생태계를 해칠 수 있어 게임사들이 하루빨리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다.
대리 게임과 작업장 문제가 성행할수록 개인정보 유출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대리 게임 과정에서 사기 등 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어 대리 게임은 근절돼야만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는 경제생태계가 급격하게 커지는 P2E 게임 도입을 앞두고서도 중요한 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오히려 게임사들은 24시간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며 대리 게임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게임 내 보스들이 아침부터 새벽까지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한편 최근에는 월드 전장도 등장하며 게임 플레이에 투자되는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랭커들은 부주를 고용하지 않고는 캐릭터 육성이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대리 게임을 근절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반 유저들도 쉽게 가려낼 수 있는 대리 육성이 게임 내에서 몇 달 동안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게임사가 공정한 게임환경을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ESG 경영 측면에서도 취약점으로 대두될 수 있다. ESG 경영 가운데 'G(Governance)'에 해당하는 분야에서는 개인정보보호 능력과 정보보안 능력의 비중이 높은데, 해당 요인들을 보완하는 데 힘을 쏟지 않는다면 현재 게임사들의 ESG 경영이 반쪽짜리로 남을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ESG 경영을 펼치는 데 있어 진정성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작업장과 대리게임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공개적으로 유명 스트리머들이 대리 게임을 진행하는 일부터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