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EVR(글로벌 EV 리유즈/리사이클 센터 : Global EV Reuse/Recycle Center) 마크 개발
- 배터리 교육에 있어 글로벌 선구자로 거듭날 것
"卽決卽行 : 즉시 결정하고 즉시 행동하라. 일단 저는 빠르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도정국 한국EV기술인협회 부회장은 급변하는 시기에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선 일단 속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결국은 빨리 움직이는거죠. 시장을 빨리 분석하는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배터리 교육에 있어서 글로벌 선구자가 될 겁니다. 전기차 분야에 있어서 애플이 하지 않는 쪽을 해야 살아남습니다."라고 말한다.
<녹색경제신문>은 한국이 배터리 산업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기술인 협회를 만들고 배터리 교육과 관련된 자격증을 만들며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도정국 한국EV기술인협회 부회장을 만나 배터리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방향성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 한국EV기술인협회를 만들기까지
계측기를 하면서 장비를 납품하려 전국을 다니고 전세계를 다녔습니다. 삼성전자 구미 공장, LG 창원공장 등 웬만한 세계 공장을 다 갔어요. 그러다 보니 정보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어느 공장이 어디로 이동한다, 그러면 제가 직접 가서 보다 보니 충전기 시장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 수 있었죠. 디테일한거는 안에 들어가 보지 않으면 모르는거거든요.
계측기를 했기 때문에 이 산업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빅데이터를 토대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보이차 드실래요?
도정국 부회장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속도감 있게 대답을 하다 잠시 멈추고 팔팔 끓는 물을 다기에 부은 후 곱게 우러난 보이차를 찻잔에 따라줬다. 장마로 꿉꿉한 날씨에 시원한 에어컨과 따뜻한 보이차가 심신을 가라앉혔다. 안정감과 함께 앞으로 나눌 대화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 배터리교육을 시작하게 된 배경
사실 처음에는 전기차 수리를 하려고 LV1, LV2, LV3로 나눠서 교육을 진행했었어요. LV2 부분이 전기차 배터리 부분이었는데 그 교육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셨고, 신청 역시 가장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고, 전기차에서 가장 비중있는 부분 또한 배터리였기 때문에 배터리부분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배터리 교육을 특화시키다 보니 전기차에 사용된 배터리가 원통형·파우치형 등 여러종류가 있고,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지만 소재가 제조사 별로 차이가 있잖아요. 리튬이온 배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산철배터리·나트륨배터리·알루미늄배터리 등등 여러 배터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각 배터리의 장단점 등 배터리에 대한 폭넓은 교육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 배터리 성능 평가사 자격증을 만든 이유
지금 배터리는 대부분 화학과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학을 공부하고 나면 정통화학쪽으로 빠지다 보니까 배터리쪽으로 인력이 이동하질 않아요. 정통화학쪽은 연봉이 높은데, 배터리 연구하는 업계쪽은 연봉이 그거보다 낮거든요.
그렇다 보니 사람들이 안가려고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강의도 없고요.
그래서 포항에서 2차전지 융합과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게 1년제가 됐습니다. 2년제를 만들어야 전문대 학위가 나오는데, 왜 1년제인지 아십니까? 주변에서 반대했기 때문이에요. 주변 대학에서 학생들을 모집해야 하는데 2차전지 융합과를 만들고 학위를 주면 주변 대학교가 학생들을 모집할 수 없다고 반대를 해서 1년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교육을 시키고 수료증을 줬는데, 자격증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작년에 최초로 등록을 하고 배터리 성능 평가사 자격증을 발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등급이 단일로 돼있는데, 등급을 나눠 체계적으로 교육할 생각입니다.
▲ 배터리 성능 평가 자격증은 어떤 분들이 관심을 갖나
아예 새로 이쪽을 시작하려는 분들도 있고, 기존 자동차 정비 쪽에 계시던 분들도 많이 와요.
지금 전기차를 현대가 230만대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1000만대를 만들게 돼요. 그러면 배터리가 부족하게 될 겁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만 의존할 수가 없는거에요.
현대모비스 같은 경우 배터리를 구매해야 하는데, 배터리를 알아야 구매를 할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현대모비스에서도 저희 강연에 관심을 갖고 신청을 하는 상황입니다.
폐배터리는 600조 시장입니다. 이제는 리사이클과 리유즈를 해야 해요. 저희도 지금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이 배터리 산업의 중심에 서 있으니 저희는 배터리 교육에 힘쓸 겁니다.
▲ '글로벌 EV 리유즈/리사이클 센터'는 어떤 마크인가요
유기농 마크, 누가 발행하는지 아십니까? 정부에서 하는게 아닙니다. 민간이 하는거에요. 그런데 소비자는 유기농 마크가 있어야 안심하고 구입을 하죠. 그래서 기업들이 그 유기농 마크를 달기 위해서 매년 돈을 냅니다.
전기차에도 이런 마크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GEVR(글로벌 EV 리유즈/리사이클 센터 : Global EV Reuse/Recycle Center)이라는 마크를 만들었어요. 인증된 배터리 리유즈 리사이클 센터인거죠. 그래서 EV기술인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전기차라는게 수리할 게 별로 없어요. 엔진오일을 갈 거도 아니고, 브레이크 패드도 잘 안 닳고. 접촉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수리할 게 없는겁니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 자동차를 정비해오시던 분들은 점점 더 상황이 어려워질 겁니다. 이 부분을 정부도 알고 현대차도 알고 있는데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금 전기차와 관련된 움직임은 상당히 많아요. 그런데 이쪽은 전기차 메이커들이 가만 두지 않을 겁니다. 결국 애플이 제대로 해버리고 나면 미래가 없을 기업들도 많이 있어요.
▲ 배터리 성능평가사가 앞으로 어떻게 하기를 원하시는지
앞으로는 배터리의 시대가 올겁니다.
'배터리 성능평가사' 자격을 가진 분들이 다양한 배터리의 종류와 특성을 알고 그에 맞게 전기차 뿐만이 아니라 전기자전거·전기오토바이·전기배·전기비행기 등 배터리가 탑재된 모든 탈 것들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대해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이 되길 바랍니다.
더 나아가 배터리가 들어가는 모든 제품들에 대한 배터리를 다루며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해서도 Re-use와 Re-cycle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보이차를 한 잔 한 잔 마시다 보니 어느덧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다가왔다.
도정국 부회장은 직접 출간한 책 (배터리 용어 사전, 미래를 달리는 전기차 혁명)을 건네며 앞으로도 전기차와 관련된 책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물섬에서 양탄자를 타고 도망(?)나왔다는 도 부회장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