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주력하는 LG엔솔, 원통형 배터리로 포트폴리오 확장 이유는?..."리스크 회피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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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주력하는 LG엔솔, 원통형 배터리로 포트폴리오 확장 이유는?..."리스크 회피 차원"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7.12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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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엔솔, 국내 오창공장에 4680배터리 생산기지 구축
- 전문가들 "원통형이 파우치형보다 안전할 수 있어"
- 테슬라, 배터리 냉각 기술 독보적...성능 극대화
LG에너지솔루션 오창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오창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와 손잡은 LG에너지솔루션(이후 LG엔솔)이 창원 오창공장에 73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신·증설에 열을 올림에 따라 원통형 배터리의 안정성이 부각되고 있다.

LG엔솔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는 상황에서 원통형인 4680 배터리 양산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창원 오창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해 9GWh 규모의 4680 원통형 배터리 양산 설비를 구축한다. 4680은 지름 46㎜·길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규격 대비 용량과 출력이 각각 5배와 6배 가량 높다.

원통형 배터리의 단점 가운데 하나였던 낮은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림에 따라 주행가능거리도 16%가까이 개선돼 완성차 업체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포인트로 꼽힌다.

LG엔솔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배터리 시장이 (원통형·파우치형·각형 가운데)어떤 형태의 배터리로 좁혀져 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완성차 업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여러 각도로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가 파우치형 보다 안전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다만 공식적인 검증이 나오진 않은 만큼 속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 한 전문가는 녹색경제신문에 "충돌이 발생해 배터리가 손상을 입는 경우 원통형이 파우치형에 비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원통형은 여유공간이 있기 때문에 음극재와 양극재가 파우치형에 비해 만나기가 어렵다. 화재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원통형 배터리의 단점인 열 관리를 완성차 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 해내느냐에 따라 효율성이 바뀐다고 설명한다. 

그는 "테슬라의 경우 원통형 배터리를 구역에 따라 효율적으로 냉각하는 시스템이 있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온도가 균일할 수록 효율이 좋기 때문"이라며 "배터리 열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 원통형 배터리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도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파우치형은 형태를 쉽게 변형할 수 있어 다양한 차종에 적용하기가 용이하다. 

그는 "포르쉐 전기차인 타이칸의 경우 911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넣은 모델이다. 생산의 용의성 때문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처음부터 원통형을 타깃으로 개발에 들어간 테슬라와는 전혀 다르다. 테슬라는 원통형을 탑재하고 열관리까지 생각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완성도가 남다르다"라고 덧붙였다.

LG엔솔 관계자는 "국내 오창공장에서는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미국 얼티엄셀즈에서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원통형은 중국이랑 오창공장에서 생산한다. 비중은 파우치형이 더 높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원통형 배터리가 안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친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의 효율성과 함께 도시의 인프라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기 때문에 파우치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형보다 더 촘촘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보니 화재 위험이 다소 적기는 하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나 효율성 면에 있어서는 파우치형이 각광을 받고 있다"라며 "결국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진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파우치형을 쓰면서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에 치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 위주로 전기차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테슬라는 안정성이나 효율성 면에 있어서 원통형이 좋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하는 것. 배터리를 모듈화 해서 배터리 구역의 온도를 관리하기 때문에 원통형을 고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안전성만 본다면 각형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현재 원통형도 그렇고, 기술력이 부족해서 못만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동차 업체들의 선호도나 의지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는 상황이다. 4680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수요가 있으면 개발 단계를 거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적으로 본다면 전기차는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는데, 그 때는 카트리지 타입에 유리한 원통형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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