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SM그룹이 HMM 주식 사들이는 진짜 이유는 "너무 싸기 때문"
상태바
[팩트체크] SM그룹이 HMM 주식 사들이는 진짜 이유는 "너무 싸기 때문"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7.13 10:12
  • 댓글 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SM그룹 관계자 "HMM 주가 너무 싸다...올해 영업이익만 13조원 예상"
- "인수는 어려워... HMM과 협력 통해 해운재건 기여하고 싶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SM그룹(회장 우오현)이 HMM(대표이사 김경배)의 3대 주주로 떠오르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회장 강석훈)과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가 모두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단순한 투자를 넘어서 인수 합병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분분하다.

SM그룹은 지난달 22일까지 총 8350억원을 투자해 HMM의 지분을 5.52% 확보했다. 

SM그룹 관계자 "HMM 주가 너무 싸다...올해 영업이익만 13조원 예상"

여러 경로를 통해 드러난 SM그룹의 공식적인 입장은 '단순 투자'로 보인다. 

SM그룹 고위관계자는 12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HMM 주식을 사는 이유는 주가가 너무 싸기 때문"이라며 "HMM과 함께 원양해운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HMM의 가치를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많은 돈을 벌고 있고, (HMM의)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SM그룹에는 주력기업인 SM상선을 비롯해, 대한상선, 대한해운, 대한LNG, 창명해운 등 5개의 해운사가 있다. 모두 80척의 선박을 보유해 74척을 보유한 HMM보다 많다. 

HMM이 지난 2020년부터 사상최대의 이익을 경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SM그룹 해운계열사들도 큰 돈을 벌고 있다. 

SM상선의 경우 2020년 14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8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SM그룹 계열사가 1조원이 넘는 연간 영업이익을 올린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SM상선의 선복량은 HMM에 비해 10% 정도에 불과한데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HMM이 지난해 7조3775억원의 영업이익과 5조337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이익을 거뒀다. 

HMM이 올해 매달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어, SM상선도 매달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4개 계열사도 지난해 이후 큰 폭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기업인 대한해운은 2020년 1459억원, 지난해 20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데 이어, 지난 1분기에는 736억원의 분기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한상선과 대한LNG, 창명해운 등도 지난해 각각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도 이같은 업황호조가 확대되고 있어 상당한 투자여력이 생긴 만큼 마땅한 투자처가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해상운임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지난해보다 높아진 장기계약 단가와 고환율 추세를 감안해 1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해상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이 예상되는 내년에도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3개년 누적 영업이익 전망이 25조원 이상인데, 12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1조5169억원에 불과하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HMM은 지난 2020년 980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HMM이 2분기에 3조4656억원, 올해 13조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전망한 바 있다. 

"인수는 어려워... HMM과 협력해 해운재건에 기여하고 싶다"

SM그룹 관계자는 투자가 중요한 목적이지만, 만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HMM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해운의 재건과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산은과 해진공이 갖고 있는 CB(전환사채)를 HMM이 보유한 현금으로 상환하지 않으면 SM그룹은 물론, 국내 어떤 기업도 인수가 어렵다. 그렇다고해서 해외에 매각할 수도 없는 국가 기간산업"이라며 "CB(전환사채)가 아니더라도 산은과 해진공이 가진 지분을 모두 인수하자면 5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CB가 상환되면 주가가 크게 올라 인수 금액도 대폭 늘게 된다"며 인수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했다. 

그러면서 "만일 HMM이 보유한 현금으로 CB를 전액 상환하고 정부가 공개매각 절차를 개시한다면 혹시 인수 경쟁 참여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CB 상환과 공개매각이란 중대한 전제가 필요하다. 지금은 쓸데 없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단순 투자목적 외에 가능하다면 HMM 지분 확보를 통해 일본 ONE처럼 HMM과 보다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원양해운업을 함께 영위하는 입장에서 HMM과 협력해 해운재건과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이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시작부터 HMM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HMM의 이익 규모가 너무 커져 인수보다는 정보 공유나 경영 참여, 혹은 서비스 공유 등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SM그룹이 (HHM을) 적대적 M&A를 통해 인수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M&A의 귀재로 불리지만, 적대적 M&A를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억측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SM상선 컨테이너선 [사진=SM상선]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9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스트롸이더2 2022-07-13 11:58:15
항상 궁금한 부분 긁어주시는 기사 감사합니다.
진짜 속내는 알 수 없겠으나, 그들이 표방하는 대로 최소한 해운재건에 기여하는 모습 보이길 희망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김자님홧팅 2022-07-13 13:19:37
궁금했던 내용인데
감사합니다. 어제 방송도 잘 시청했습니다
역시~ 김의철 기자님 화이팅

하히 2022-07-13 13:05:06
김의철 기자님 항상 수고가 많으십니다

진정한기사 2022-07-13 15:24:34
좋은기사 감사하며
전환사채 현금상환및

조속한 공개입찰 기대합니다

이지스 2022-07-13 18:11:05
속이 다 시원한 기사네요. SM은 싸다고 매수하는데 정작 보유하고 있는 해진공, 산은에서는 HMM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공매도에게 떡밥을 던져주기 바쁘니.. 이게 무슨경우인지.. ㅎㅎㅎㅎ 기자님 항상 좋은기사에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방송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