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이 탑재된 제네시스 G90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국내 자율주행 관련 규제 및 자동차 보험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다. 자율주행 레벨3 차량이 일반인에게 판매되는 상황에서 사고 발생시의 보상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90 출시를 앞두고 국토교통부(이후 국토부)와 현대차·보험사·손해보험협회 등은 자동차 보험과 관련한 배상 책임 및 배상 체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레벨3 자율차가 주행중 사고가 나는 경우를 ▲운전자가 주행하는 상황 ▲자율차가 주행하는 상황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전환하는 상황 ▲시스템 오류 네 가지로 보고있다. 각 상황에 따라 보험의 적용도 다르게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손해배상 보상법 체계도 규정이 어느정도 마련된 상황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자율주행 정보 기록 장치에 있는 정보를 토대로 자율차 사고조사위원회에 분석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고조사위원회는 국토부에서 주관하는 위원회로, 학계 및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자율주행 정보 기록 장치가 탑재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책임을 가려서 보상하는 쪽으로 규정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도 보험상품은 마련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자율주행 차량 관련한 보험)상품은 내부적으로 준비가 됐지만 아직 차량이 출시 전이다 보니 나와있는 상품은 없다. 차량이 출시되면 보험상품도 그에 맞춰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마련한 규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자율주행 레벨3 시스템 자체를 믿기도 어렵지만, 사고 발생 시 완성차나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자율주행 정보 기록 장치라고 하는 장비 자체를 믿을 수가 없다. 사고 상황을 모두 기록한다고 볼 수도 없고, 기록 자체도 편집이 돼서 나오기 때문에 신뢰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내연기관에 들어가는 EDR(사고기록장치)을 예로 들었다. 사고가 발생해서 EDR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더라도 사고 경위가 뚜렷하게 밝혀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소비자가 차량의 결함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기 때문에 차량 과실로 결론이 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김 교수는 "업계에서는 EDR 장치도 전혀 믿질 못한다. 그런데 레벨3에 들어가는 장치라고 해서 믿을 수 있겠나. 레벨4 이전까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봐야 할 것. 자율주행이라는 용어 자체도 아직까진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도 김 교수와 같은 의견이다.

이 위원은 "어차피 레벨3 차량은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안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