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사항 없어”
최근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이 우리나라 인터넷 은행 중 카카오뱅크를 제일 먼저 방문하면서 카카오뱅크의 베트남 진출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토스뱅크와의 핀테크 경쟁 구도가 벌어질 수도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1일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을 대상으로 경영방식과 발전 전략, 향후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에는 전 베트남 국회의원과 중앙은행 관련 인사 4명, 전자지갑 플랫폼으로 유명한 베트남 핀테크 회사 모모(Momo)의 임직원 3명 등이 포함됐다.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은 베트남의 디지털 뱅킹·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의 인터넷은행 제도와 운영 방식 등을 살피고자 한국을 방문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하반기 베트남 해외진출 가능성에 대해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진출을 준비해 가겠다는 얘기”라면서 “올해 안에 해외 시장 진출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해외진출을 위해 내부적으로 시장을 리서치하고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점이나 지역, 진출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업계가 카카오뱅크의 첫 해외시장으로 베트남을 주목하는 이유로는 베트남 내 젊은 인구층과 높은 모바일 결제 인구 비중이 꼽힌다.
베트남의 전체 인구 중 60% 이상이 30대 이하이며, 모바일 침투율도 85%로 대부분의 인구가 모바일 기기 사용에 친숙하다. 모바일 결제인구 비중 역시 전체 29%로 중국·한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는 등, 베트남은 핀테크 기업에게 매력적인 해외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편 토스뱅크는 이미 지난 2020년부터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며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앱에 탑재된 만보기 리워드 기능은 다수의 베트남 소비자를 끌어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송금, 계좌 개설 기능과 소액대출 서비스를 앞세워 종합 금융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 누적 사용자 수 1천만명을 기록하며 베트남 인기 금융 앱 10위권 안에 진입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토스뱅크는 베트남 시장과 앱 이용자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합한 금융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진행했다. 현재 현지 파트너와 함께 신용카드 발급과 소액대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특히 신용평가모형(CSS) 모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한편 베트남 내 다양한 금융사들이 신용평가모형 모델 구축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직장이 있는 고소득자만을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가 주어지고 있어 아쉬움이 많았다. 업계에선 토스뱅크가 대다수의 일반 고객들을 포섭하는 데 성공한다면 베트남 내 금융앱 1위를 차지하는 일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베트남에서 입지가 탄탄한 토스뱅크를 상대로 카카오뱅크가 차별점을 드러내며 베트남 핀테크 시장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지를 놓고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베트남 시장에서 먼저 입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어떤 묘수를 들고 토스뱅크와 경쟁에 나설지 두고 볼 일”이라면서 “플랫폼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카카오뱅크가 이를 잘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