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과제 달성 앞서 차기 행장 선출에 집중할 듯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의 뜻을 밝히면서 신한은행의 수장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신한은행은 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가지고 있는데, 향후 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길지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루빨리 후임 은행장을 선출하기 위해 신한은행이 관련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용구 은행장을 대신할 인물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은행장 선출의 키를 쥔 신한금융지주의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한용구 신한행장이 취임 한달만에 전격 사임하며 신한금융지주가 이른 시일 안에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후임 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한 은행장은 "치료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영 공백의 최소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신한은행의 안정적인 성장과 흔들림 없는 영업전략 추진을 위해 빠르게 결심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한 은행장은 앞서 진옥동 전 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지명된 후인 지난해 12월 20일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낙점됐다.
한편 신한은행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하는 데 적색등이 켜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라이벌인 국민은행을 제치고 순이익 순위 1위에 오르며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특히 디지털혁신 가속화와 ESG 실천 강화, 소통과 신뢰문화 정립 등 한용구 행장이 취임식에서 과제로 내걸었던 일들이 가장 먼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은행장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이 올해 전략을 추진하기에 앞서 차기 신한은행장을 뽑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기 은행장은 부행장 가운데서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업계 중론이다. 현재까지는 지난해 말 한 행장이 선임되기 전 함께 하마평에 올랐던 전필환·정상혁·정용욱 현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진옥동 회장 내정자의 의중 역시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만큼 진 회장 내정자와 은행장이 손발을 맞추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신한은행이 주력과제를 밀어붙이는 데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면서 "차기 신한은행장으로는 혁신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인물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