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섭 세방그룹 상무, 입사 1년 만에 주력 3개 계열사 임원 맡
- 담서원 오리온 상무, 입사 1년 6개월 만에 임원으로 고속 승진
- "경영능력 검증 통과 등 시험대...무조건 경영 승계 문제 있어"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장남 유석훈 유진기업 부사장이 1년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는 등 재계 3세 경영 승계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유경선 사장은 33세 나이에 임원에 오른 데 이어 42세에 사장의 자리에 등극했다.
또한 세방그룹 오너 3세인 이원섭 상무는 작년 말 32세 나이에 임원에 오르고 올해는 이사회 멤버에 등극했다. 오리온그룹의 담서원 상무(34세)는 입사 1년 반 만에 임원에 올랐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 자리에 오르려면 적어도 '사원-대리-과장-부장-상무-부사장-사장'의 과정을 겪고 보통 20년 이상이 걸리고 나이가 50대가 돼야 한다"며 "실제 임원이 되는 경우는 1000명 중 8명 정도에 불과한데 오너가(家) 출신은 30대 나이에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을 보면 자괴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28일 유진그룹이 발표한 '2023년도 임원 승진 및 계열사 이동 인사'에 따르면 유석훈 유진기업 부사장은 1년 만에 그룹경영혁신부문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유석훈 사장(1982년생)은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4년 33세의 나이에 유진기업 부장으로 입사한 후 2015년 1년 만에 사내 등기임원에 선임,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에 있다. 또 2017년 3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이어 2022년 전무를 건너뛰고 곧장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사장에 초고속 승진하게 된 것.
재계에선 유석훈 사장은 42세 나이에 사실상 유진그룹 경영 후계자로 확정된 모양새라는 분석이다. 유석훈 사장이 유재필 명예회장과 유경선 회장의 뒤를 잇는 오너 3세 경영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얘기다.
이원섭 세방그룹 상무는 2022년 입사 후 같은 해 11월 단숨에 ㈜세방, 세방전지, 세방리튬배터리 등 그룹 주력 3사의 임원(상무)에 오른 데 더해 올해는 이들 회사의 이사회 멤버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원섭 상무가 2018년 삼정KPMG 딜 본부(Deal Advisory)에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다는 점에서 4년 만에 임원으로 고속승진한 셈이다. 또 세방그룹 경력 1년 만의 일이다. 이원섭 상무는 이상웅 세방그룹회장의 아들로 올해 나이는 32세(1991년생)다.
재계에선 세방그룹이 오너 3세로의 경영승계작업에 속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한다.
담서원 오리온그룹 경영관리 담당 상무(34)는 작년 말 2023년 정기인사를 통해 수석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담서원 상무는 2021년 7월 입사 이후 1년 6개월 만에 임원으로 고속승진한 것. 담서원 상무는 담철곤 회장(68)의 자녀 1남 1녀 중 둘째다.
누나인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38)는 대학 졸업 후 컨설팅 회사를 거쳐 2010년 오리온에 입사했다. 과자 브랜드 '마켓오' 사업부와 전략기획팀 등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오리온 내 직책 없이 재단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 승진 1개월 만에 3월28일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 예정
LS일렉트릭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구동휘 비전경영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구동휘 부사장은 3월 28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LS일렉트릭은 구자균 회장과 김동현 ESG총괄 대표 체제에서 1년 만에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되게 됐다.
구동휘 부사장(1982년생)은 구자열 전 LS 회장의 장남으로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LS그룹 에너지기업인 E1에서 LS일렉트릭으로 옮겼다. 직위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런데 승진 후 불과 1개월여 만에 이사진에 합류하게 된 것.
이밖에도 최근 재계에서 고속승진은 잦은 편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 이선호씨(33)는 2021년 임원으로 승진해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 담당 경영리더로 일하다 지난해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내부 승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40·사장→부회장)과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전무(34·상무→전무)가 지난해 승진한 데 최근에는 2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그룹 회장 아들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39)은 지난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선 경영능력 검증 없이 경영 승계자로 고속승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결국 경영 능력 시험대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처럼 무조건 세습방식은 한국 사회에서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경영 3~4세는 경영능력 검증 통과가 중요한 승계 절차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