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기업에 일부 부담 생길 수 있어...지켜보면서 대응해야”
-LG엔솔·삼성SDI 등 "안정성 유지에 방점 두고 정부와 지속 협력할 것"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핵심원자재법(CRMA, Critical Raw Materials Act)의 초안을 발표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부담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법안이 발효될 때까지는 상황을 잘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EU가 발표한 이번 핵심원자재법(이하 CRMA)은 특정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는 축소하되, 역내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원자재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실장은 “유럽 CRMA는 새로운 장치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지원을 골자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에게 일부 부담이 생길 수는 있다”라면서, “다만 그러한 부담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초안이 발표된 상황으로 앞으로 여러 의견을 수렴하면서 수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안이 최종적으로 발효되기까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라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모두 유럽에 진출한 상태고, 이 법만 놓고 봤을 때 투자에 보탬이 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므로 잘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CRMA 법안 마련 이전 단계부터 민관합동 간담회·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EU측에 핵심원자재법상 투자·인허가·인센티브 등이 EU 역내·외 기업에 비차별적으로 적용돼야 하고, 기존에 추진 중인 노동·환경 규범과 조화되도록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상황을 지켜보며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I측은 “현재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 공장이 있다”면서 “향후 해외 진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선 확정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고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측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LG엔솔측은 “현재 폴란드에 진출한 상태고, 얼마전에 포드·코치와 MOU를 체결하여 터키에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면서 “아직까지 추가로 해외 진출 확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CRMA는 미국 IRA와 비슷하고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을 유지할 계획이다”라면서 “현재의 견고한 생산시스템과 공급망 다변화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헝가리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SK온도 아직 유럽 진출 확대나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 없다고 전했다.
SK온측은 “아직 초안이 발표된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EU의 CRMA는 역내에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핵심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역내 전략 원자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수입을 다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발효되면 EU는 2030년까지 연간 전략 원자재 소비량의 10%를 추출, 40%를 가공, 15%를 재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연간 소비량의 65% 이상을 단일 제3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수입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