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고, "지난 1년간 신규투자 한 건도 못받아"
배민, '배민1'의 묶음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 도입..."직접 배달 늘어날 듯"
메쉬코리아와 바로고 등 코로나19로 인해 특수를 누렸던 배달대행 업체들에 적색 신호가 켜졌다. 엔데믹(풍토병화) 시대가 열리면서 배달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돌입한 것.
또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하는 ‘배민1’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배달대행 업체들의 기업가치에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엔데믹 직격탄 맞아"...경영난 '메쉬코리아'·신규 투자 끊긴 '바로고'
2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대표적 배달대행사 메쉬코리아와 바로고의 기업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신성장동력이 없이는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위축된 것.
메쉬코리아의 경우 한때 ‘유니콘 클럽(기업가치 1조원 스타트업 회사)’에 가입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했으나 지난 2021년엔 결손금이 1128억원이 쌓이면서 경영난을 겪기도 했다. 이어 메쉬코리아는 기업 회생절차를 거치는 등 난전을 이어나가다 결국 hy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전 대표는 매각액을 두고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않은 채 헐값에 회사를 넘기는 겪”이라고 주장하며 hy에 매각을 추진한 김형설 신임 대표와 이사진들에 대항하기도 했다.
한편, 바로고도 코로나 특수를 통해 배송량이 대폭 늘면서 지난 2019년엔 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엔데믹으로 돌입한 지난 1년간은 신규투자를 한건도 받지 못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녹색경제신문>에 “배달대행 업체들이 코로나 특수를 누리면서 한때 기업가치가 대폭 늘어났다”면서도 “최근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배달대행 업체들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배달앱이 마음만 먹으면 '치명타'"...유통街, "배달대행 모델 경쟁력 부족"
최근 업계에서는 배달대행 업체들의 사업 모델이 경쟁력이 없어 장기적인 측면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배달앱 관계자는 21일 <녹색경제신문>에 “배달앱이 자체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면 배달대행의 경우 바로 치명타를 입는 취약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 음식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며 "배달앱들이 배달비를 낮추기 위해 유통 단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배달앱들이 배달대행을 거치지 않고 직접 라이더와 계약을 해서 배달을 진행하는 경우는 전체 주문 건수의 15% 가량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배달대행 업체들이 겪는 위협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달앱 관계자는 또 “직접 배달 비중이 15%에 그친 이유는 자체 배달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직접 배달 비중은 점차적으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일괄 배달 서비스 '알뜰 배달' 도입..."직배달로 소비자 부담 낮춰"
최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주문 중계부터 배달까지 배달의민족이 전담하는 ‘배민1’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배달대행 업체들의 입지에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오는 28일부터 새로운 ‘배민1’ 배달 서비스인 ‘알뜰배달’을 도입할 예정이다.
‘배민1’은 배달대행을 거치지 않고 배달의민족과 직접 계약되어 있는 라이더들이 배달을 맡는 서비스로 기존 ‘배민1’의 경우 단건 배달이 원칙이었으나 ‘알뜰배달’은 묶음 배달로 진행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기존 단건 배달의 경우 비용이 다소 부담이 됐다"며 "묶음 배달인 ‘알뜰배달’을 통해 주문 한 건에 들어가는 배달비를 낮춰 소비자와 업주 모두 배달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은 주문 금액과 거리, 주문 시간대, 지역에 따라 변동된다. 하지만, '알뜰배달'의 경우 평균 2000원 안팎으로 기존 ‘배민1’ 한집배달보다는 평균 부담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민1’을 이용하는 소비자수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외적인 위기와 미래가치가 떨어지는 사업 모델로 위기를 맞은 배달대행 업체들이 생존 전략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중이다.
이에 앞으로 배달대행 업체들이 신사업 모델을 수립하고 배달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해 나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