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기업 가치 반토막
스페이스X 가치 100억 달러 늘어
미래에셋그룹이 투자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두 회사 트위터, 스페이스X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광고주 이탈 등으로 기업가치가 반토막 난 트위터와 달리 연내 민간 달탐사를 앞둔 스페이스X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그룹은 최고 경영진 주도로 머스크의 회사 두 곳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7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유상증자에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했다.
같은 해 10월 트위터 인수자금 3000억원, 12월 스페이스X 890억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캐피탈이 펀드를 조성하고 증권 계열사 등이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최초 투자일로부터 반년이 지난 현재, 두 회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해 440억 달러에 인수했던 트위터는 최근 지분가치가 반토막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가 지난달 기업가치 200억 달러를 기초로 한 주식 보상액을 트위터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전부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 번복하는 등의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인수 이후에는 대규모 해고, 불건전혐오 콘텐츠 계정 복구 논란 등에 광고주들이 대량 이탈하기도 했다.
디지털마케팅 분석회사 패스매틱스에 따르면 트위터 상위 1000대 광고주 절반 이상이 지난 1월 광고를 중단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월 광고 매출액은 약 5000만 달러로 인수 전 10월(1억2700만 달러) 대비 60% 넘게 하락했다.
다만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어렵겠지만 25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로 가는 길 위에 서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전했다. 기업가치가 현재 대비 10배 이상 오를 것이란 자신이다.
머스크는 이날 직원들에게 ‘트위터 2.0’ 계획을 밝히며 ‘이용자들의 금융 생활 중심에 선 회사’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를 두고 그가 트위터에 페이먼트(지급결제) 기능을 탑재하는데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1월 미 재무부에 페이먼트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연내 라이센스 취득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머스크는 2015년 테슬라 직원에게 회사의 가치가 10년 후 애플과 맞먹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이후 테슬라 기업가치는 약속보다 이른 5년여 만에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런가 하면 스페이스X는 투자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CNBC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270억 달러로 측정되던 기업가치는 1370억 달러(약 180조원)로 1년여 만에 100억 달러(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스페이스X는 지난달 한국법인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하면서 미래에셋그룹 주가를 부양하기도 했다. 법인 설립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17일 관련주로 꼽힌 미래에셋벤처투자 주가는 하루 동안 5.3%(310원) 뛰었다.
두 회사의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성과를 파악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가치 반토막 소식 등에) 단기적으로 일희일비할 건 아니다. 주가를 올리기 위한 비전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보는 게 옳다”며 “그룹 계열사들이 LP(기관투자자)로 참여한 구조다. 그런만큼 향후 투자에 대한 계획도 박 회장 의사에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