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S 기본 사양화·SDV 체제 구축 등 기술력 강화 나서
-탄탄한 차량 라인업으로 국내·외 시장 점유율 높여가
기아가 올 1분기 실적에서 판매대수·영업이익률 모두 테슬라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에 따라 기아도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기아는 가격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고, 해외 진출과 신차 출시를 적극적으로 이어가며 제 갈 길을 갔다. 결과는 기아의 승리였다.
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기아는 이번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률은 지난 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가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12.1%로 테슬라의 영업이익률 11.4%를 뛰어넘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한 자동차 판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것을 보면서 기가팩토리와 배터리 내재화 등으로 원가를 절감했다고 생각했지만 영업이익률을 보고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의 차량 가격은 ‘시가’냐는 말이 나올 정도 자주 바뀐다”면서, “가격 정책에 어떤 이유나 전략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잦은 가격 변경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테슬라의 경우 줄곧 가격 인하 정책을 유지하다가 최근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지만, 종잡을 수 없는 가격 정책이 판매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에 기아는 가격 정책을 뚝심 있게 유지 중이다. 기아측은 가격을 인하하는 것보다 ADAS 기본 사양화 등 가격에 맞는 차량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EV9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SDV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SDV(Software Defined Vehicle)는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차량으로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주행 성능과 편의기능·안전기능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차량이다.
기아는 빈틈없는 차량 라인업으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기아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차량 크기와 가격 측면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다. 국내에서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90%를 넘겼으며, 기아의 경우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EU(유럽연합)·인도에서도 기아의 판매량이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달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수출은 전년보다 14.2% 감소한 496억 2000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의 경우 40.3% 증가하면서 10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EU(유럽연합)와 중동에서의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시대 '퍼스트 무버'로서 국내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아 화성 오토랜드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 공장에서 2025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면 연간 최대 15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전기차 생산 전환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대차그룹측은 “당사의 경우 전기차 기술 차별화와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초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라며, “현대차그룹의 혁신 제조시설 설비의 경우 국산화 99%로 국내 낙수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