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보기 드문 오픈 마인드”...경계현 사장의 조직문화 개혁, 파운드리 성장 앞당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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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보기 드문 오픈 마인드”...경계현 사장의 조직문화 개혁, 파운드리 성장 앞당길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5.15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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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중장기 성장에 꼭 필요...“취임 이후 사업부 분위기 달라져”
-딱딱한 조직문화에서 이례적 소통 경영
-삼성 경영진 신뢰도 증가 ‘긍정’...“5년 안에 TSMC 따라잡는다”
CES 2023에 참관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 [사진=경계현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선단 공정에서의 수율 회복세를 기점으로 점차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가운데, 회사 안팎에서는 기술 개발 투자 강화와 함께 DS(반도체)부문을 지휘하는 경계현 사장의 조직문화 개혁이 전체를 뒤받쳐줬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녹색경제신문>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서 개선돼야 할 향후 과제 중 하나로, 회사 내부를 지배하는 성과 중심의 전통적인 인사시스템과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지적한 바 있다(관련기사).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이 최근 주도하는 개방 중심의 적극적인 소통 경영 행보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중장기 비전 달성을 앞당기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지목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재직 중인 A씨는 “경계현 사장님이 반도체 부문장으로 취임하시고 새로 생긴 것들이 참 많다. 물론 내부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이질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없지 않지만, 결론적으로 사업부 분위기를 많이 바꾸고 있다는 직원들 의견들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라는 조직문화 특성상, 사실 다른 어느 회사랑 비교해서도 아직 보수적인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점에서 보면 반도체 제조 부문의 대표로서 경계현 사장님의 이러한 오픈 마인드는 확실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삼성에 꼭 필요했던 부분이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라며, “특히나 무조건 열심히 하고 우리 기술을 키우는 것만이 중요했던 과거 메모리에서의 성공 신화와 비교해 최근에는 보다 즐기면서 일하는 분위기, 실패해도 주변에서 다독여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대다. 경 사장님의 이러한 마인드가 여기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전했다.

사내 소통 채널 '위톡'에서 강연 중인 경계현 사장. [사진=삼성전자]
사내 소통 채널 '위톡'에서 강연 중인 경계현 사장. [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사장이 삼성전기 대표이사에서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을 맡은 지 올해로 2년차에 접어들었다.

실제 경 사장은 역대 사업부문장 중에서도 소통이 가장 활발한 인사로 꼽힌다. 소통은 회사 내외 가릴 것 없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소통 채널 ‘위톡(We Talk)’을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외부 강연이나 기자간담회 등 기회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등 SNS 활동도 활발한 경영자로도 유명하다.

또 다른 회사 직원 B씨는 “직원들에게 회사 상황이나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 비전 등을 굉장히 시원하게 말해주시는 편”이라며, “요즘같이 반도체 시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재 회사가 이런 부분이 조금 힘들며, 이를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갈 계획인지 등등도 투명하게 공개해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또 “보통 주요 임원진들의 경우 일정이나 참여하는 프로그램 등에 대해 알기가 매우 어려운데 경 사장님은 늘 SNS로 소통하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이재용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함께 참석한 경계현 사장(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이재용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함께 참석한 경계현 사장(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삼성전자]

경영진의 활발한 소통으로 인해 대내외 신뢰성이 높아졌다는 장점이 공존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의 입에서 나온 회사의 계획과 비전이라면 분명히 믿을만한 내용이라는 것.

경 사장은 이달 초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진행한 학생 대상 강연에서 “TSMC가 우리보다 잘하는 1등이다. 냉정하게 말해 4나노 기술력은 2년, 3나노는 1년 정도가 뒤처졌다”라면서도, “하지만 2나노로 들어오면 우리가 앞설 수 있다”라며, “5년 안으로 TSMC를 따라잡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파운드리에 대한 우려가 실로 크다. 천문학적인 투자에 반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경 사장은 2나노 공정에 진입할 시점이 되면 삼성이 TSMC를 제치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 사장은 성과주의 중심의 딱딱한 조직문화를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실패가 보장되는 심리적 안정감이 우리 DS부문의 문화”라며, “행복하게 일하는 문화를 세우고 이를 경쟁력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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