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도입 이후 MZ세대 고객 유입 효과
대규모 고객 유입에도 4월 결제 금액 감소
결제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
애플페이 도입 이후 현대카드가 두달 연속 신규 가입 수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규 고객 수 증가가 결제 금액 증가로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직 결제처나 활용도 측면에서는 애플페이가 삼성페이 또는 카드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독점으로 출시하면서 신규 발행이 늘었지만, 고금리·고물가 등 경기악화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 결제 인프라도 부족해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애플페이 도입 이후 현대카드의 신규 고객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KB국민·신한·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월별 이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 4월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신규 가입 회원은 16만6000명으로 신규 회원 수 1위를 기록했다.
2위와 3위인 신한카드(11만9000명), KB국민카드(11만8000명)와 5만명 가까이 차이났다.
현대카드는 지난 3월에도 신규 회원 수 1위를 기록했다. 당시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수는 20만3000명으로, 2위 KB국민카드(14만9000명), 3위 신한카드(13만6000명)와 비교해 5~7만명 더 많았다.
대규모 신규 고객 유입이 현대카드의 결제 거래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거래액은 뒷걸음질 쳤다.
지난 4월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일시불 결제 금액은 7조6293억원으로 전달(7조7763억원) 대비 1470억원(1.9%) 감소했다.
신규 가입 1위에도 소비 시장 위축에 따른 결제 금액 감소는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의 4월 개인 신용카드 일시불 결제 금액 역시 3월보다 각각 2558억원(3.0%), 1674억원(2.5%) 감소했다.
신규 고객 수 증가가 거래액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은 원인은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애플페이 흥행으로 가맹점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경쟁사인 삼성페이에 비해서는 아직 사용처가 제한적이다.
또 신규 고객 대부분이 4050세대에 비해 소비력이 다소 떨어지는 MZ세대인 데다 소액 결제가 주를 이루는 편의점, 카페 등 위주로 가맹점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렇듯 '애플페이 효과'로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인프라, 주고객층 소비력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은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NFC 단말기 보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고, 특히 현대카드가 애플식 충선 고객 확보에 공을 드리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애플페이 흥행으로 MZ세대와 알파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삼는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카페 등 소매점들이 NFC 단말기 설치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등 국내 주요 밴사들도 10만원 안팎의 보급형 NFC 단말기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달 말까지 '애플페이 페스티벌'을 진행하다. 이를 통해 편의점·쇼핑·마트·외식 등 다양한 일상 가맹점에서 애플페이로 결제 시 개시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 현대카드를 발급받는 은행 적금 가입 고객에게 연 7%p의 이자를 얹어주는 이벤트도 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향후 1년 안에 프랜차이즈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NFC 단말기가 보급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가운데 소상공인 가맹점의 NFC 단말기 보급률까지 오르면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