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위험군 상품 +4.02%…전체 두 배
삼성운용 TRF, 국내 TDF 수익률 꺾어
퇴직연금 명가 삼성증권, 자산운용이 시장 질서를 뒤흔드는 메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무기는 수익률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분기 전체 41개 사업자 중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 1위(초저위험·저위험 부문)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TDF(타깃데이트펀드) 일변도의 시장 질서를 깨고 있다. 자사의 TRF(타깃리스크펀드) 상품은 국내 71개 TDF를 꺾고 2~4년 구간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오는 12일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은행 예·적금에 잠들어 있던 적립금이 깨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시범기간 중 운용 중인 상품은 총 135개로 이 기간 중 25만명이 가입, 약 3000억원의 연금이 적립됐다. 3개월 평균 수익률은 약 3.06%로 집계됐다.
가장 큰 두각을 드러낸 곳은 삼성증권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4개 위험등급별(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 수익률 상위 상품에서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상품이 초저위험, 저위험 등급 1위를 차지했다.
중위험, 고위험 상품에서도 회사의 상품이 상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4개 위험등급별 수익률 10위권에 모두 이름을 올린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저위험 전체 1위를 차지한 ‘저위험 포트폴리오2’의 3개월 수익률은 4.02%다. 저위험 전체 상품 수익률 2.33%를 약 두 배 웃도는 크기다. 국내·외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한 운용전략 영향이 컸다.
삼성증권 유정화 연금본부장(상무)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첫 공시에서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상품이 두각을 나타난 데에 대해 진심으로 기쁘다”며 “퇴직연금이 은퇴자산의 한 축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디폴트옵션 상품 운용 및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삼성자산운용의 TRF 상품은 국내 71개 TDF 수익률을 꺾으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4일 기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ODEX TRF7030 ETF’는 4년, 3년, 2년 수익률 구간에서 4년 이상 운용 실적이 있는 국내 TDF 상품 71개를 모두 앞질렀다.
구간별 수익률은 각 39.4%, 32.7%, 10.3%다. 1년 구간 1위 상품은 ‘삼성한국형TDF2050증권투자신탁UH’로 마찬가지로 삼성의 작품이다.
TRF는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사전에 지정해 시장 변동에 무관하게 이 비중을 유지하는 상품이다. 자산가격이 내리면 기초자산을 매수하고, 오르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한다. 반면 TDF는 투자자 은퇴시점에 맞춰 투자비중을 재조정한다.
TRF는 이렇게 투자비중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낮추며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 편드는 연간 평균 15회의 리밸런싱 매매작업이 이뤄졌다.
미래에셋, 신한자산운용의 TRF와 다른 차이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선진국 ETF로 주식투자 비중을 채운 점이다.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시 수수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KODEX TRF 7030의 연 보수는 0.24%로 일반 TDF를 절반가량 밑돈다.
회사는 ‘KODEX TRF7030 ETF’ 밖에도 글로벌 주식과 국내 채권 비중이 각 5:5, 3:7인 ‘KODEX TRF5050’, ’KODEX TRF 3070’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ETF운용1팀 박성철 팀장은 “KODEX TRF 상품들은 장기 연금투자에 적합하게 설계된 글로벌 자산배분 ETF로 리밸런싱투자 효과 때문에 횡보 장세는 물론 변동성 장세에서도 장기투자 시 원금 손실 확률이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라며 “(실시간 매매가 편리한 ETF인 만큼) 연금 상품 시장에서 스마트 투자자들로부터 KODEX TRF ETF가 더욱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