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0여곳에서 서류 없이 보험금 청구 가능
사용자 편익↑...청구 간소화 법 필요성 의문 나와
카카오페이가 병원비 청구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면서 사용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예정이다. 이 같은 서비스 확대에 14년째 표류 중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실손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병원비 청구 서비스를 확대해 제공한다. 서울대·고려대·세브란스 등 대형 종합 병원을 포함해 총 5700여곳의 병원과 제휴를 맺었다. 국내 보험금 청구 서비스 중 가장 많은 병원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은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보험금 청구를 위해 다시 병원에 방문하는 불편을 개선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하고자 최대한 많은 병의원과 연계해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병원비 결제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과정이 카카오페이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하고, 소비자 경험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두 가지 형태로 사용 가능하다. 서류 사진 촬영 없이 즉시 병원비를 청구할 수 있는 ‘바로 청구’와 필요 서류를 모바일로 촬영해 청구를 진행하는 ‘사전 청구’다. 바로 청구는 제휴한 병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바로 청구를 업그레이드해 사용자 경험 제고에 나섰다. 바로 청구를 이용하면 가입한 보험 중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상품을 확인하고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또 최근 1년 내 진료내역을 조회하고 청구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누락 됐던 진료내용도 찾을 수 있고, 보험금 청구 서비스 중 최초 동네 의원 진료내용까지 찾아준다.
이 같은 배경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의 중요성이 낮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병원이 전문 중계기관을 거쳐 보험사에 영수증 등 관련 서류들을 전자문서 형태로 제공하는 제도다.
2009년부터 표류하고 있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률안은 올해 14년 만에 법안심소위에 통과됐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최종 통과되면 가입자의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미 핀테크의 서비스 확대로 가입자 편익은 증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전진옥 의료IT산업협의회 대표의 ‘실손보험 청구 현황 및 개선 방향’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요양기관 1만7600곳이 핀테크 업체를 통해 실손보험을 청구하고 있다. 병의원 1만 곳, 치과 3000곳 등이다. 2025년 의료기관 90% 이상이 실손보험 청구 시스템과 연동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용자 폭도 넓다. 거대 핀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의 연간 사용자 수는 3000만명,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4000만명이 넘는다.
청구 간소화 법안에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법안이 13년 동안 계류된 배경에는 환자 개인정보 유출과 보험사 데이터 악용 등을 이유로 의료계가 반대한 영향이 크다.
메디칼타임즈에 기재된 칼럼에서 서인석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는 “청구 간소화에 대한 문제점은 기존 서류를 전자화해 전송하는 경우 영리 기업인 민간 보험사가 환자 개개인 정보를 ‘digital profiling’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현재 일부 핀테크 기업들은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없이 허용된 범위 내에 실손청구를 위한 서류를 전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