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건전성 '두 마리 토끼' 다 잡은 카뱅...토뱅·케뱅, 부담감 가중
토뱅, 인뱅 최초로 서민금융상품 '햇살론뱅크' 출시...목표 달성에 박차
'고신용자 신용대출 잠정 중단' 강수 둔 케뱅...중저신용대출 금리도 인하
경쟁력 있는 금리로 고객군을 확대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올해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 달성에 상당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취약계층 포용'이라는 설립 취지와 맞게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동안 중저신용대출 공급 확대, 경쟁력 있는 금리 제공 등 포용금융에 힘썼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1분기 3조5000억원에서 2분기 3조9184억원으로 약 4000억원(12%) 늘었다.
같은 기간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25.7%에서 27.7%로 2%p 큰 폭 상승해 올해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30%)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카카오뱅크가 포용금융 실천 뿐만 아니라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성적을 거둬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9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체율도 지난 1분기 0.58%에서 2분기 0.52%로 0.06%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43%에서 0.42%로 소폭 하락했다.
연초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연체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관리 등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해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시장의 우려와 반대로 포용금융 실천과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서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각각 42.0%, 23.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로 보면 토스뱅크는 1.7%p 상승한 반면, 케이뱅크는 1.2%p 하락했다.
토스뱅크가 지난해부터 포용금융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국내 은행권 최초로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40%를 돌파했다.
아울러 이달 말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뱅크'를 출시해 중저신용대출 올해 목표인 44% 달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편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신용점수 650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 공급을 중단하면서 올해 1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축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케이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달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신규 공급을 중단하는 강수를 뒀다.
우선 신용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고,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중·저신용자 고객으로 대상을 한정했다.
또 이달 2일부터 중저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1%p 인하했다. 이번 금리 인하로 케이뱅크의 '신용대출플러스' 최저금리는 연 5.25%로 낮아졌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올해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는 각각 32%, 44%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포용금융 실천과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확대될수록 부실 위험이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진다"며 "올해 하반기 리스크 관리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