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인뱅 3사, 2017년 출범 이후 7년간 횡령 '제로(0)'
100% 비대면 영업 체계로 기업금융 영업 제한되기 때문
은행권에서 크고 작은 횡령 사건이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출범 2017년 이후 현재까지 횡령사고 '제로(0)'로 밝혀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대비 상당 업무가 전산화·자동화돼 있기도 있고, 비대면 거래방식에 대한 규제로 소비자금융에 집중돼 있어 횡령 사고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융업계 횡령 사고가 해마다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0년까지만해도 수십억원 수준이었던 금융권 횡령 규모가 2021년 156억원, 지난해 826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횡령 규모는 무려 580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도 우리은행에 이어 BNK경남은행에서 횡령 사고가 터졌다. 또 KB국민은행의 미공개 중요정보 활용 주식거래 사고에 이어 DGB대구은행 직원 수십 명이 1000건이 넘는 불법계좌를 개설한 사건 등도 적발됐다.
크고 작은 횡령 사고로 은행들이 이미지 실추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의 횡령 사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 2017년 출범한 이후 횡령 사고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횡령 사고 '제로(0)'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100% 비대면 영업 체계 덕분이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3사 관계자는 "100%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상당 업무가 전산화·자동화돼 있다"고 말했다.
또 비대면 거래방식에 대한 규제로 기업금융 영업이 제한된 점도 인터넷전문은행의 횡령 '제로(0)' 배경이 되었다.
2021년 이전에 발생한 은행권 횡령 사건은 주로 창구에서 마주하는 고객 예치금을 횡령한 수준이었으나, 지난 2년간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액은 상당 부분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을 상대의 투자금융 부문에서 발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비대면 거래방식에 대한 규제로 기업금융 영업에 한계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횡령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에서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 기존 은행보다 신뢰에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은행업의 특성상 횡령 등 사고가 발생하면 고객 신뢰가 무너지기 쉽다"며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실체 없이 디지털로만 영업이 이뤄져 기존 은행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