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부회장, 최초 3연임 은행장 경력...은행 디지털 포메이션(DT) 앞장서와
양종희 부회장, 보험사 등 비은행 수익끌어올리며 리더십 인정받아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29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했다.
압축된 숏리스트 3명은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다.
금융권에선 후보자 3인에 대해 은행과 비은행 그리고 해외진출이란 관점에서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다. 회추위는 다음 달 8일에는 압축된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2차)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회추위 김경호 위원장은 "서로 존중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주신 모든 후보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KB금융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최적의 적임자가 차기 회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차 숏리스트에 오른 후보 3인방의 면면을 살펴보면 후보별 장단점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후보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은 하나은행 뉴욕지점장과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쳐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냈다. 또한 하나은행과 서울은행 합병을 비롯해 외환은행 인수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M&A전문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후 22년 4월부터 호치민시개발은행 회장자리를 지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은행연합회 회장자리와 더불어 KB금융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물망이 올랐던 인물로서 이례적으로 외국인 출신으로 베트남HD은행 회장자리에 오르는 등 내부후보군과 견주어 손색이 없다"면서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비롯해 외환은행 인수전 당시 뛰어난 글로벌 역량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내부 후보자로 이름을 올린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은 그간 포스트 윤종규로 꼽혀온 인물로 비은행 부문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다. 양 부회장은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보험사 대표로 3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양 부회장은 윤종규 회장이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연을 이어왔다. 당시 경영관리부장을 지낸이후, 2014년 전략담당 상무와 재무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5년간 KB손해보험을 이끌어왔으며, KB금융 부회장 자리에 가장 오랜기간 재임해왔다.
특히 양 부회장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올상반기 525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리딩금융 수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 다른 내부 후보자인 허인 부회장은 KB국민은행 최초로 3연임 행장 타이틀을 단 인물로서 경영 성과뿐 아니라 그룹사와 시너지 확대, 안정적인 조직 운영 역량을 인정받았다. 허 부회장은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를 거쳐 2017년 옛 장기신용은행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KB국민은행장자리에 올랐다. 이후 2022년 1월 KB금융지주 부회장자리에 올랐다.
허 부회장은 2018년 말 KB국민은행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디지털 전환'을 공식 선포하기도 했다. 그는 MVNO(알뜰폰) 사업의 성공으로 국민은행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했을뿐만아니라, 빅테크 플랫폼 기반 중심의 금융 생태계 변화에 잘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