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제휴·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 범위를 확대해야"
-KDB생명 인수 우선 협상자 선정...보험사 M&A통한 비은행 역량 제고 승부수 던져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올해 1분기, 첫 리딩뱅크 자리 차지...비은행 계열사(증권,카드 등) 부진 아쉬워
하나금융이 상반기 역대 최대 수익을 기록하며 '2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2분기 9187억원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2조 209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6%(2884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만 놓고 본다면 올해 상반기 1조 83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KB국민은행(1조 8585억원)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비은행 계열사가 아쉬운 대목이다.
함영주 하나은행 회장은 임기 초부터 은행에 치중된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안으로 비은행 강화의지를 드러내 왔다.
하나금융그룹의 상반기 은행 의존도는 91%에 달한다. 리딩금융자리를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각각 62%, 64.2% 수준인 것을 볼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은행을 제외한 계열사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순익이 감소세로 돌아서거나 낮은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22년 상반기 13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 시장악화에 따른 충당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346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 등 타 계열사의 경우에도 각각 1211억원, 7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순손실을 기록했다.
함영주 회장, 비은행 계열사 확대의지 표명...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M&A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겠나"며 "더 이상 출신, 성별, 업권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고야 마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보폭을 넓혀 더욱 빠른 속도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에서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취약한 손님 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되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을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할 것"이라고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 강조했다.
또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양재혁 그룹전략총괄 상무는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그룹 가치 제고를 위한 비금융, 비은행 부분에서의 M&A 투자, 신사업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외형 경쟁을 위한 M&A는 추진할 계획이 없다"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대상 매물에 대한 자체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그룹 내에서도 시너지 창출이 추가적으로 가능해한다"고 덧붙였다.
KDB생명 인수 우선 협상자 선정...보험사 M&A통한 비은행 역량 제고 나서
하나금융은 최근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M&A통한 비은행 강화에 승부수를 던졋다. 다만 하나생명(17위), KDB생명(12위) 업계 10위 수준이라 시너지 효과가 적을 뿐만 아니라, 지급여력비율을 금융당국 권고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수천억원의 자금 수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위한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최종 인수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KDB생명 인수에 있어 구속력 없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해 인수 확정여부는 미지수다. KDB생명 이외에도 대체가능한 잠재적 매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실사 결과를 최종 검토한 뒤 KDB생명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한편 KDB생명은 1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자본건전성 개선을 통해 하나금융의 비용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KDB생명의 3월말 기준 신지급여력비율(K-ICS)은 47.7%(금융감독원 경과조치를 적용 시 101.7%)에 불과해 보험업계 평균(경과조치 전 192.7%)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