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돌' 통해 서브컬처 공략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웹젠이 엔씨와의 소송에서 패소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자사 게임인 'R2M'의 서비스 중단을 당장은 면했지만,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서비스 가능 여부가 뒤집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웹젠 입장에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새 옷을 입어야 하는 상황이다. 웹젠은 '라그나돌' 등 신작을 내놓으며 IP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저작권 소송서 패소...항소 준비 중
웹젠은 엔씨와의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했다. 엔씨가 웹젠의 게임 'R2M'을 놓고 자사 대표작 '리니지M'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엔씨가 웹젠에 제기한 저작권 침해소송 선고심에서 "원고의 부정경재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 청구를 인용했다"고 선고했다.
웹젠의 'R2M'은 2020년 8월 나온 MMORPG다. 엔씨는 'R2M'의 캐릭터나 변신 시스템 등이 '리니지M'의 6가지 표현 요소를 모방했다고 주장했고, 웹젠은 이를 놓고 '단순한 게임 규칙'이라면서 반박해 왔다.
다행히 재판부는 'R2M의 서비스 중지를 막아달라'며 웹젠이 낸 강제집행정지 청구를 인용했다. 웹젠은 'R2M'을 당분간은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신청인(웹젠)이 피신청인(엔씨소프트)을 위한 담보로 20억원을 공탁할 것을 조건으로 1심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을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웹젠 측은 항소심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R2M' 서비스가 중지돼 피해를 입는 유저가 없도록 힘을 쏟고 있다.
웹젠 관계자는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R2M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면서 "법원의 판결은 존중하지만 웹젠 측의 입장이 온전히 반영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브컬처 게임 출시로 분위기 반전 노려
웹젠은 검증받은 IP를 기반으로 만든 2종의 서브컬처 게임을 내놓으면서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웹젠은 '라그나돌'과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두 게임을 통해 서브컬처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게임들의 흥행이 중요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혹시 모를 'R2M' 서비스 중지를 상쇄하기 위해서다.
특히 'R2M'이 지난해 329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웹젠 전제 매출의 13.6%를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작 흥행이 더욱 절실한 셈이다.
서브컬처 게임 이외에도 웹젠은 다양한 장르에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인디 게임 개발사인 블랙앵커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생존 SRPG 게임인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을 출시할 예정이다. 방치형 RPG 게임인 '어웨이큰 레전드', '뮤 모나크'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라그나돌'을 놓고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웹젠의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IP 다변화를 이뤄낸다면 'R2M'으로 인한 리스크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