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바이오·의료 벤처투자 5,961억원…전년동기대비 –54.7% 추락
- 제넥신·브릿지바이오·고바이오랩…경영 효율화 모색
- 네오이뮨텍, 임상 3건 중단…GC셀, 선택과 집중 경영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바이오기업이 늘고 있다.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기업들이 경영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바이오 업계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임상시험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업종에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5,961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159억 원보다 54.7% 감소한 수치이며 최근 5년 새 바이오·의료 벤처 투자액 가운데 최저 규모다.
녹색환경일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제넥신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핵심 파이프라인을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상용화에 집중하기 위해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있다.
신약개발기업인 제넥신은 경영효율화를 위해 최근 단장증후군 치료제 GX-G8 임상 1상 시험을 중단키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코로나19 DNA 백신 GX-19N 임상을 도중에 접었다. 단장증후증은 매우 희귀한 질병으로 이로인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더 이상 임상시험 진행을 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연구 및 개발바이오기업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공시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176와 안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BBT-212의 개발 중단을 최종 결정했다. 대신 시장 가능성이 큰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BBT-877'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BBT-207'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취해진 조치”라면서 글로벌시장에서 좀 더 가능성이 큰 파이프라인에 투자할 재원을 확보하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7월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기업인 고바이오랩이 면역 질환 치료제 ‘KBLP-007’의 호주와 국내 2a상 시험을 중단했다. KBLP-007은 경도에서 중등도 궤양성 대장염(UC)을 타깃으로 한 파이프라인이다. 이 회사는 향후 가치가 높은 질병 분야 파이프라인에 전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비슷한 시기에 세포 기반 면역치료 글로벌 기업인 네오이뮨텍도 'NIT-104(교모세포종)', 'NIT-106(피부암)', 'NIT-109(위암)' 등 3건의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3개 임상시험은 어느정도 연구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이를 접고 현재 임상 2상 중인 췌장암, 대장암, 교모세포종 임상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치료제 연구개발기업인 GC셀은 지난 7월 판산형 건선 환자 대상 동종편도유래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T303’의 임상 1상을 조기 종료했다. 이 회사는 “2023년 현재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전사적 개발역량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해당 임상시험의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기업의 움직임은 제한된 자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장성과 성공 가능성이 큰 신약을 중심으로 투자하겠다는 전략적 차원의 경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