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보험형제' 3분기 적자 전환에 '깜짝’...새 회계제도 등 외부요인 영향 커
상태바
'농협 보험형제' 3분기 적자 전환에 '깜짝’...새 회계제도 등 외부요인 영향 커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11.01 0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생명 순익 –57억원...손보 –402억원
보수적 가이드라인 적용, 투자 순익 감소
다만 누적순익 양 사 모두 10% 이상 증가
보험 영업 강화 지속...보장성 판매 비중↑
[사진=NH농협생명]
[사진=NH농협생명]

3분기 NH농협금융지주 보험 형제의 성적표가 주목받고 있다. 적자로 전환한 탓이다. 고금리에 따른 투자 순익 감소, IFRS17(새 회계제도)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누적 순익으로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양 사 모두 보장성 영업 강화를 지속하고 수익을 확대하고자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농협금융의 비은행 계열에서 톡톡한 역할을 하는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실적이 부진하다. 3분기 공시보고서에 따르면 맏형 농협생명은 –5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 대비 121.3%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투자 손실 반영이 이유로 꼽힌다. 9월말 농협생명 투자 손익은 –402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208.4% 급감했다.

이는 올해 1월부터 새로 도입된 IFRS17와 IFRS9 영향으로 분석된다. IFRS17은 보험부채 측정 및 평가에 관한 회계제도라면 IFRS9는 자산과 관련된 제도다. IFRS17은 보험금융수익 및 비용을 투자수익·비용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보험부채에서 발생하는 금융위험 관련 손익을 투자 손익에 포함한다.

투자 손익 변동의 가장 큰 요인은 IFRS9다. 기존 IAS39 하에서는 금융자산을 보유목적에 따라 분류한다. 하지만 IFRS9는 금융자산이 원금과 이자로만 구성돼 있지 않은 경우, 보유목적과 관계없이 FVPL(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하게 된다. 수익증권(펀드 투자)을 비롯해 채권 및 대출채권을 제외한 금융자산 대부분이 FVPL로 포함된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FVPL 금융자산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즉 투자손익 중심의 사업구조로 변화되면서 금리 변동성에 취약해졌다는 뜻이다. 9월 말 기준 농협생명 FVPL 손실액은 1449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 송미정 금융1실 책임연구원은 “금융자산 분류 기준 변경으로 FVPL 금융자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업계 전반에 투자 손익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금리 상승, 주가 하락, 대체투자 자산의 가치하락이 큰 폭의 투자 손익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라 보유 채권에 대한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며 “투자 손익을 개선하고자 고수익 대체투자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교체매매를 통한 고금리 채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공=NH농협손해보험]
[제공=NH농협손해보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생 농협손보 순익은 –4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174.2% 큰 폭 하락한 수치다. 원인으로는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지목된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은 IFRS17에 관한 신뢰성 논란이 불거지자 올해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CSM(보험계약서비스 마진) 산출에 필요한 계리적 가정 기준을 마련했다. 주요 적용 대상은 실손의료보험 계리적 가정, 무·저해지 보험과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 등으로 보수적으로 산출하게 한다.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 목표손해율(100%) 가정 기간을 15년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계리적 가정 값을 보수적으로 잡게 된다. 실손의료보험이 많거나, 기존에 낙관적으로 계리적 가정을 산출한 보험사는 실적 감소에 직면하게 된다.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이번에 실손보험 관련한 보수적인 계리적 가정이 적용되면서 손실계약비용 인식으로 장기보험 손익이 줄었다”며 “또 전년 대비 자연재해 피해가 커져 단기 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행인 부분은 보험 영업은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양사 모두 3분기 적자를 맞이했지만, 누적 순이익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농협생명은 1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3%, 농협손보는 950억원으로 14.3% 상승했다.

보장성 판매 영업을 강화한 영향이다. 특히 같은 기간 농협생명은 CSM(보험계약서비스 마진) 4조649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3758억원 늘었다.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렸다. 상반기 기준 저축성보험 비중은 35.8%다. 지난해 말 대비 17.5%p 하락했다.

CSM은 IFRS17에서 보험사 핵심 수익성 지표로 미래예상가능이익을 현재 가치로 전환한 것이다. IFRS17에 대비해 보험사는 수익성 위주의 장기보장성 상품 판매를 강화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안정적 손익과 자본 변동성 관리를 위해 CSM 중심의 가치경영 및 보장성 중심 영업의 손익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며 ”보유이원 중심의 투자손익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 밝혔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