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5대 금융지주 회장들 13일 비공개로 모여 논의할 예정
"지원 규모 조율한다는 오해 살 수 있어" 등의 우려로 모임 취소
16일 금융당국과의 간담회 전까지 각 은행별로 대책 마련할 전망
정부와 금융당국으로부터 연일 압박을 받고 있는 은행권이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사전조율하는 자리를 마련하려다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주요 금융그룹 회장단의 간담회 전까지 은행권의 공동 대책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12일 주요 금융그룹 회장에게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공동 대응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전달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주요 금융그룹에게 "개별 금융그룹별로 대응하기보다는, 금융 취약계층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새로운 내용을 마련해 은행권 공동으로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과 각 금융그룹 회장단은 13일 비공개 간담회 형식으로 만나 16일 금융당국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모임은 돌연 취소됐다. "사전에 지원 규모 등을 조율한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오는 16일 상생금융 방안을 놓고 금융당국과 간담회를 앞둔 은행권은 공동 대응 대신 각자 대응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요 금융그룹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 이자이익 규모를 언급하며 상생 압박에 나서자 각 그룹별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가장 먼저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한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원리금 상환 부담 경감을 위해 총 665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추가 실시하고, 약 335억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통신비·매출 증대를 위한 컨설팅 비용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신한금융 역시 6일 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10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신한금융은 기존에 시행 중인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의 기한 연장 및 대상 확대에 약 610억원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청년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약 440억원을 신규 지원할 예정이다. 신규 지원 내용에는 소상공인 차주에 대한 230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 청년 자영업자에 대한 135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계획 등이 포함됐다.
다른 금융그룹도 16일 금융당국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각자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