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 통했나" 시중은행 영업점 수 증가...대안인 탄력점포 역시 늘어
상태바
"당국 압박 통했나" 시중은행 영업점 수 증가...대안인 탄력점포 역시 늘어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1.28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 은행의 3분기 기준 영업점 수 2841개로 기록
전분기 2835개보다 6개 증가한 수치
은행 탄력점포 역시 10월 말 기준 1000개 기록해 증가 추세
"폐쇄 기준 강화, 상생금융 등 다양한 이유 때문"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4대 은행 [사진=각사 제공]

 

해마다 감소하던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금융소외 문제를 지적하면서 은행권의 점포 축소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점포 폐쇄 대안으로 불리던 탄력점포 역시 동시에 늘고 있어 최근 은행권을 관통하는 이슈인 상생금융 정책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마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영업점 숫자를 줄여왔지만 아무래도 세간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게다가 절차조차 까다로워져 최근 점포 수가 늘어난 감이 있다"고 말했다. 

28일 각 은행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영업점 수는 3분기 말 기준 2841개로 집계돼 2분기 2835개보다 6개 늘어났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3분기 말 기준 점포 수는 711개로 2분기보다 3개 증가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796개, 596개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2개 늘었다. 신한은행은 738개로 오히려 1개 감소했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권은 은행 경영 내실화를 목적으로 매년 점포 수를 축소했다. 이에 은행이 취약계층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돼왔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작년 기준 5729개로 집계됐다. 2020년 6235개, 2021년 6021개를 기록했던 영업점 수는 꾸준히 줄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으로 범위를 좁혀도 작년까지 점포 폐쇄 기조가 강했던 것을 알 수 있다. 5대 은행의 작년 말 기준 영업점 수는 3989개였는데 이는 2021년 4187개보다 198개 줄어든 수치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최근 영업점 수가 늘어난 것은 금융당국이 5월 내놓은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 때문으로 해석된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은행은 점포 폐쇄를 하기 전에 점포 이용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 후 의견 결과를 반영해 대체수단 조정, 영향평가 실시 등 조치를 취한 후 최종적으로 점포 존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영업점 감소가 금융 소외계층을 등한시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달 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20년 이후 600개 정도 가까운 은행 점포들이 사라졌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했다. 

게다가 최근 은행권은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두며 정치권으로부터 이자장사 논란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횡재세 등 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자 상생금융 차원으로 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는 해석 역시 존재한다. 

실제로 점포 폐쇄의 대안으로 내놓은 탄력점포도 꾸준히 늘고 있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탄력점포 수는 1000개에 달했다. 이는 2개월 전인 8월 말 994개보다 6개 늘어난 수치다. 

유형별로 보자면, 관공서 소재 점포가 438개로 집계돼 가장 많았다. 이어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388개),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136개),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24개), 환전센터(14개)순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간의 상생금융 압박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영업점 수 증가가 전적으로 상생금융 때문이라기보다는 폐쇄 기준 강화, 영업 전략 등 다양한 원인이 있기에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