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6월 유럽의회 선거 이후 시행 계획 재고할 듯
- 향후 실질 보급 시기 사실상 예측 불허
유럽연합(EU)의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핵심 집행진은 유럽 경제권에 히트 펌프 보급 추진을 위한 상세 사업 계획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고 12월 20일 (목요일=브뤼셀 현지시간) 발표했다.
EU 委는 ‚히트 펌프 시행계획(Heat Pump Action Plan)‘으로 불리는 범유럽적 히트 펌프 보급 사업은 당초 2023년 4분기~2024년 1/4분기부터 본격 추진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잠정적으로 2024년 동절기~2025년 연초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보류 이유는 해명하지 않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토마스 노박(Thomas Nowak) 유럽 히트 펌프 협회(European Heap Pump Association, 이하 EHPA) 사무총장은 EU 委의 결정은 실수라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서 히트 펌프 제조업계와 관련 투자자 등 히트 펌프 시장에 70억 유로(우리 돈 약 10조 원)의 재정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위 집행위원장과 카드리 심슨(Kadri Simson) 에너지 위원회 위원을 향해 의사결정 재검토와 계획의 실행 복귀를 촉구했다.
올 2023년 4분기 매출 기록 통계에 따르면, 유럽 경제권 내에서의 히트 펌프 매출 실적은 작년 같은 시기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EHPA, 2023년).
전통적으로 히트 펌프 사용률이 가장 높은 국가들 — 가령, 핀란드와 덴마크 등 동절기가 길고 친환경주의 의식이 강한 북유럽권 시장 — 에서 특히 히트 펌프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 독일은 소폭의 매출 상승을 보였다.
2022년 이후 급등했던 천연가스 가격이 올 들어 다소 안정화되면서 소비자들이 히트 펌프 구매에 등 돌리기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EU의 히트펌프 보급 계획 지연 결정 이면에는 미처 해결하지 못한 여러 경제적 및 비경제적 장벽들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령, EU 위 히트 펌프 시행 계획 보류 결정에 지원한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인 에넬(Enel) 측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히트펌프가 대규모로 보급되더라도 유럽의 탄소 제로 전략 하 에너지 이행 목표 달성 시한에 보조를 맞출 수 없다고 내다봤다.
또, 대규모 히트 펌프 보급은 다양한 공급망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히트 펌프 설치 및 수리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숙련된 기술자 수의 절대 부족 현상에 대비해 관련 산업 종사자 교육 및 수련 프로그램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올 2023년 5~6월, EHPA와 23개 히트펌프 산업 관련 기관들은 자체 이해도모를 위한 히트 펌프 보급 가속화 계획을 발표하고, 만일 EU가 계획한대로 오는 2030년 이전까지 유럽 경제구역 내 3천만 대의 히트펌프 보급・설치하기로 한 목표치을 달성하려면 히트펌프 관련 기술 정보, 비용 및 가격적정성, 기술인력 부족 및 기타 쟁점 해결을 위한 투자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참고로, EHPA 측은 EU 목표치의 두 배인 6천만 대 히트펌프 설치를 EU에 권고해오고 있다.
또, EHPA는 유럽의 러시아산 수입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제거하고, 가정・상업 및 산업용 전력 사용료 감축과 전력 소비세 감축 정책을 강화해 EU 구역 내 소비자들이 천연가스 난방 시스템 대신 전기 히트 펌프로 전환하도록 촉진하라고 촉구하는 입장을 내세워왔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