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관련 대규모충당금·고금리여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빅5(미래·한투·NH·삼성·KB증권)증권사 중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전무할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리스크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고금리 기조에 따른 업황 악화·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총 74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분기(5086억 원) 대비 45.8% 늘어난 수준이지만, 1조 원을 넘어섰던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1조 1812억 원)보다는 37.2%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의 경우 삼성증권이 7434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한국투자증권 6473억원, 미래에셋증권 6114억원, KB증권 6113억원, NH투자증권 590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유일하게 7000억원을 넘어서며 1조 클럽 입성에 다가갔으나, 4분기 영업이익이 1557억(추정치)에 머물며 전분기 대비 2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720억원으로 예상돼 20%이상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1623억원)의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37% 늘것으로 전망됐으며, 미래에셋증권(1865억원)은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PF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과 해외 투자자산 손실 등으로 실적부진이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태영건설 사태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태준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4분기 실적은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과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컨센서스를 대체로 하회할 전망"이라며 "순수수료이익은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분기대비 28.6% 감소한 16조5000억원에 그치면서 전분기대비 18.3% 감소할 전망이며, 이자손익도 신용공여 잔고 정체로 전분기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금융사들의 자산 건전성 우려가 불거졌으나, 커버리지 기준으로 실제 영향은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모두 제한적인 수준으로 전망된다"면서 "관련 익스포져 중 절반 이상은 리스크 제한적인 데다 나머지도 실제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