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통해 사회 기여⋅이윤 창출…사회 환원⋅상생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의 평가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ESG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2004년 UN Global Compact(UNGC)의 ‘Who Cares Wins’ 보고서에서 비롯됐다. UNGC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기업 경영에 내재화하고,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는 국제 협약이다.
이 보고서는 ESG를 ‘투자자들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체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제시했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선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U는 2026년도까지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에게 ESG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했으며 미국도 상장기업이 증권신고서와 사업보고서를 제출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은 정량적 지표 외에 기업이 직면하는 기후변화 리스크 관련 정보 등을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ESG 경영시스템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ESG 관련 규범들이 새로운 통상 규범으로 자리 잡으면서 ESG 기준을 무역협정 등에 적용하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중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경영기획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과 기업의 책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기업들의 ESG 활동 내역 공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2026년 이후부터 ESG 공시 의무화를 시행하되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상장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김명중 팀장은 “근래에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ESG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 경영의 내재화를 위한 노력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약⋅바이오산업의 ESG에 대한 평가는 그리 높지 않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ESG 도입에 편차가 있는 데다 환경 부문의 경우 특히 개선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 팀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은 제품의 품질과 안전 이슈가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 ESG 경영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중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경영기획팀장 약력
- 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경영기획팀장
- 전 대웅제약
- 1981년생(43세),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졸
다음은 김명중 팀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ESG 인터뷰] 김명중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경영기획팀장
Q. 2023년은 ESG가 제약⋅바이오업계에 한 걸음 더 와닿는 해였습니다. 2024년을 한마디로 예측한다면?
김명중 팀장(이하 김명중) : ESG가 어렵고, 모르지만 해야 한다는 미지의 영역에서 올해는 ESG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위험을 느끼며 이해하는 시대에 접어든 느낌입니다.
Q. 지난해 제약·바이오업계의 주요 화두 중의 하나는 ‘공급망’이었습니다. 미국·EU 등 제약선진국들과의 계약에 있어서 앞으로 품질·윤리·인권 등의 분야를 다룰 수밖에 없게 됐고, 공급망·공시 의무화 등 경제활동을 함에서도 ESG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김명중 :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연대가 깨지고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서 미국 등 제약 강국들조차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었습니다. 실제 코로나19 발발 초기에 인도와 중국이 공장 폐쇄와 수출금지 조치를 내려 국내 제약사들이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Q. 지난해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었습니다. 의약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김명중 : 의약품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의약품 생산·개발 역량 강화를 통한 제약주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 원료의약품 자급화 방안을 마련하고 국가필수의약품 제도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근래에 들어 타이레놀정 160㎎과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 제조사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아세트아미노펜(진통 스테로이드 관련 성분)의 부족 사태를 겪었습니다. 그 결과 ESG에서 자주 다뤄지던 ‘공급망’이라는 키워드와 제약바이오산업과의 교집합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Q. 공급망이 개별기업의 ESG 문제로 등장했던 것에서 이제는 EU의 공급망 실사 의무화, 독일의 공급망 실사법 도입 등 법·제도적 의무기준을 도입하고, 공개 관련 규제가 도입되면서 제도화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제약⋅바이오업계가 의약품 원료를 지속 가능하게 공급하고, 받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점은?
김명중 : ESG의 본질인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제약·바이오업계가 우수한 원료를 지속 가능하게 공급하고 또 공급받는 주체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품질·생산관리체계가 선진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우수한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에 공급망이 강조되는 지금의 상황은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공급원의 기회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ESG 경영 실천 과정에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노력을 평가한다면?
김명중 : 전통제약⋅바이오기업은 ESG 경영이 공인받을 수 있는 본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중소제약⋅바이오벤처는 아쉽지만 아직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등급만으로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의 ESG 경영을 향한 노력을 폄훼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으로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Q. 등급이 현주소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개선율은 그 산업계의 실천 의지를 나타내는 척도라 할 수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김명중 : 상대적으로 대기업이 높은 등급을 나타내는 ESG 평가척도에서 중소·벤처기업이 다수 포진한 제약⋅바이오업계가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지난해처럼 꾸준히 약진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Q. 제약⋅바이오 기업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 기부활동에서 이웃의 자립을 돕는 등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기업이 ESG 경영을 통해 사회 및 고객과 소통하고 있는데, 변화 흐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김명중 : 제약⋅바이오 기업이 ESG 경영을 통해 지역 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환경·교육·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융화하고 소통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며 이윤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를 다시 사회에 환원해 상생과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ESG의 본질적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