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0.07%p 늘어난 수치
신규발생 부실채권이 정리한 채권보다 더 많아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 아냐"
작년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부문 모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등의 영향으로 부실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12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0.47%로 집계돼 1년 전 0.4% 대비 0.07%포인트(p) 증가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0.03%p 늘어난 수치다.
부실채권 비율은 2020년 1분기 말 0.78%를 기록한 이후 2022년 3분기 0.38%까지 하락해왔다. 그러나 작년 1분기 이후 계속 상승해 작년 말 기준 0.47%까지 상승한 것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작년 은행권 기업 부문 NPL 비율이 0.59%로 집계돼 전년 0.52% 대비 0.07%p 증가했다. 가계부문 또한 0.25%로 나타나 전년 0.18%와 견줘 0.07%p 늘었다.
작년 국내은행의 전체 NPL 규모는 12조5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전분기에 비교해선 1조원 증가했다.
한편 4분기 중 정리한 NPL 규모에 비해 새롭게 발생한 NPL 잔액이 더 컸다. 작년 4분기 중 국내은행이 상·매각 조치를 통해 정리한 NPL 정리규모는 4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새롭게 발생한 NPL 규모는 5조7000억원에 달했다.
신규 NPL은 기업여신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기업여신에서만 총 4조3000억원의 NPL이 발생했는데 전분기보다 1조3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대기업에서는 1조2000억원, 중소기업에서는 3조2000억원의 NPL이 신규 발생했다.
한편, 은행권이 NPL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적립한 대손충당금 잔액은 작년 말 기준 26조5000억원으로 나타나 전분기 말 대비 1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작년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12.2%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3%p 감소했다.
NPL이 은행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것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NPL 비율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낮은 수준이며,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부동산 경기 둔화 등 위험 요인이 잠재된 만큼 은행권에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