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A 전략’ 통한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대…올해 1조클럽 가입 ‘0순위’
[녹색경제신문 = 강성기 기자] 보령이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8596억원, 영업이익 68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3%, 20.6%의 성장한 수치다.
실적 성장에는 항암제 부문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항암제 매출은 2019년 798억원에서 2023년 2170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사 항암치료제 처방액은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1년간 7300억원인데, 이 중 보령 제품이 31.2%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올해 1분기 실적도 연결기준 매출액 2336억원,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6%, 2.2% 늘었다.
올해는 정부와 의료계간의 ‘의정 갈등’으로 대학병원에서 많이 사용되는 항암제 매출이 다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암 진료 협력병원을 중심으로 새 거래처 확보에 나서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항암제 매출은 5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했다. 특히 ‘젬자’는 48억원으로 29% 늘었다. 같은 기간 ‘온베브지’도 매출이 114억원으로 23% 성장했고 ‘알림타’도 53억원으로 10.5% 증가하면서 분기 성장을 이끌었다.
젬자와 알림타는 보령의 차별화된 ‘LBA 전략’을 통해 인수된 제품이다. LBA 전략이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젬자는 난치성 췌장암 치료제로 미국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후 1983년경 등록되어 전 세계적으로 췌장암 환자의 1차 치료제이자 표준요법제의 지위를 유지해 오다가 2000년 전후에 각국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됐다. 보령이 2020년 젬자의 국내 권리를 인수했다.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는 2015년 특허가 만료된 후 보령이 2022년 국내 판권과 허가권 등 일체의 권리를 7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LBA 전략에 힘입어 항암제 품목의 경우 당분간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은 지금까지 해온 것 처럼 앞으로도 시장을 이끄는 오리지널 품목에 대한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 제품 출시를 통한 국산화 노력과 함께 제네릭 및 개량신약, 그리고 희귀암에 대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현재 보령은 혈관면역아세포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혈액암 신약후보물질 'BR-101801'을 개발 중이다. BR101801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 조절인자인 'PI3K 감마', 'PI3K 델타', 'DNA-PK'를 동시에 3중 저해하는 혁신신약(First-in-Class)물질이다.
증권가는 보령이 항암제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1조 클럽’ 가입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IBK투자증권은 보령의 올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1조972억원, 1089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30%, 65% 증가한 수치다.
키움증권은 “젬자와 알림타의 성장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지되면서 2024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26.0% 증가한 1조835억원, 영업이익은 42.8% 늘어난 975억원”으로 점쳤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