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지배구조 취약한데 올해 전망은 장밋빛…치솟는 해상운임에 영업익 증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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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지배구조 취약한데 올해 전망은 장밋빛…치솟는 해상운임에 영업익 증가할 듯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4.05.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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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지난해 9월 대비 약 200% 급등
'홍해 사태' 영향으로 물류 대란, HMM 올해 영업익 2.1조원대 전망
하림그룹과의 협상 실패 이후 재매각은 여전히 요원, 해운동맹 대응 우려도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최근 국제 해상운임지수가 상승하면서 국내 최대 선사인 HMM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MM은 지난해 전년 대비 94.12% 감소한 수준인 58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3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703.43을 기록했다. 그 전주 대비 182.6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SCFI는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다. SCFI가 2700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2년 9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이같이 해상 운임이 상승하는 이유는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인해 홍해가 막히는 이른바 ‘홍해 사태’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에서 선박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채택했다. 

우리나라 대표 선사인 HMM은 홍해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2조3299억원, 영업이익 4070억원을 기록해 글로벌 해운사 중에서도 상위 수준의 실적을 냈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되고 그에 따라 해상운임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HMM에게는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는 HMM의 올해 2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6995억원, 5363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4% 급등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홍해 사태의 영향이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돼 해상운임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올해 HMM의 영업이익이 2조1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진=HMM]
[사진=HMM]

다만, 단기 실적도 중요하지만 HMM이 국제 해운시장에서 장기적인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재매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HMM은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를 받아오다가 7년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지난 2월 하림그룹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매각 작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HMM은 채권단 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채권단인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10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의 지분율이 상승해 HMM 매각이 더 어려워졌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의 합산 지분율은 57.88%에서 59.1%로 상승할 예정이다.

업계에서 HMM의 최대주주 물색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해운동맹 정세에 대한 대응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최근 합종연횡을 통해 새로운 해운동맹 구도를 만들고 있는데, HMM의 최대주주 이슈가 지속되면 조직 내 의사결정 과정이 어려워져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2024년 춘계 정기포럼에서 향후 HMM 재매각에 대해 “국내 기업인 포스코와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의 지배구조를 적절히 혼합한 ‘민간+공공’ 소유구조 형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너 일가 중심인 친족 경영체제로 인해 ESG 경영이 어려웠다”면서 “이로 인해 급변하는 국제 해운물류 시장에 제때 부응하지 못한 채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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