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내부통제 강화와 건정성 점검 시급 "
기획재정위 배정... "어느 상임위에 배치되든 금융개혁에 적극 목소리"

[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녹색경제신문은 22대 국회가 새로 구성되면서 국회에 첫 진입하거나 영향력있는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녹경초대석]에서 릴레이 인터뷰로 진행합니다. 산업 금융 정치사회 등 각 분야별로 이슈가되는 주제들을 골라서 현안들을 심도있게 짚어볼 예정입니다. 3회 인터뷰 대상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산별 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으로 22대 국회에서 대표적인 금융·노동 전문가로 꼽히는 박홍배 의원입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는 ‘시장과 자유’를 외치면서도 ‘관치금융’으로 일관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면서 "금융개혁의 핵심은 금융회사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공공성 강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권의 가장 큰 과제는 관치금융 형태를 바로 잡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 의원은 재직시절 노조추천 이사제 등을 강력히 추진한 바 있어, 그의 원내진출로 금융그룹 지배구조개선 논의가 불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원과 함께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김현정 의원(평택병)은 지난주 금융정책을 관장하는 정무위원회에 배정돼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사들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도 정무위원회 배정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 확정됐다. 기획재정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국세청,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다.
박 의원은 당선자 시절부터 금융개혁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국회에 진출해 어느 상임위에 배치되든 관치금융과 기업지배구조개선 등 문제들에 대해서는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위원장 재직시절 추진하던 금융개혁 관련 활동들을 국회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금투세폐지와 밸류업 정책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은 친금융을 표방하지만 일관성 없는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며 "상법이나 세법 등 법개정 이슈와 사전 준비사항에 대해 야당이나 금융업계와 충분한 논의와 소통도 없이 변죽만 울리고 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지금 금융권은 오랜 가뭄 속에 산불주의보가 내려진 상황" 이라며 "내부통제 강화 등 현 시스템과 건전성을 점검하고 부실증가 전망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부산 배정고, 고려대 한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9년 한국주택은행에 입행해 KB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을 거쳐 2019년 한국노총 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 선출됐다.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주도해 만든 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서 8번으로 출마해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22대 국회가 개원됐는데요, 국회입성 소감과 포부를 말씀해주십시오.
이토록 엄중한 시국에 국민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 선택돼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느낍니다. 지난 총선은 민의의 엄중함이 드러난 선거라고 봅니다. 대통령과 여당이 민의를 무시한 태도가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이죠. 정치가 민심에 진정으로 응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게하는 지점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뜻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22대 국회에서 주어진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국회의원으로서 최우선 과제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지난 25년간 은행 재직 중에 노동운동을 병행하면서 견지해왔던 것이 '일하는 사람들이 편안한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그동안 쌓아왔던 금융과 노동의 전문성을 십분 활용할 것입니다.
평범한 동료 직장인들의 삶을 개선해보고자 시작한 운동이 한국노총 금융노조라는 산별노조 활동까지 이어졌던거죠. 금융과 노동이라는 두 가지의 공통 맥락은 ‘먹고사는 문제’라는 점입니다.
금융은 자본을 움직여 일터를 만들어내내는 것이고, 노동은 그 일터에서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터와 일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윤석열 정권의 금융정책과 노동정책은 '일터'도 '일하는 사람'도 보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면 과제부터 하나씩 해결하는데 앞장서려고 합니다.
-의원님께서는 KB국민은행 위원장도 지내셨고 산별 금융노조위원장도 지내셔서 금융권 내부 사정에 잘 아실 것 같은데요. 현 금융당국의 금융정책에 대해 평가하신다면?
정부는 금융정책과 관련 ‘금융시스템의 공공성’을 가장 중심에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금융정책은 ‘당정 이해관계’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서, 윤석열 정부는 ‘시장과 자유’를 외치면서도 ‘관치금융’으로 일관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어요.
일례로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 이후, 금융당국이 시행한 것은 일련의 은행 산업 옥죄기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주장하면서도 공매도를 금지하는 정책 역시 업계에서는 모순된 행보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정책을 윤 대통령 개인의 인기몰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서 바로잡아야 할 최우선 과제입니다.
-의원님이 계셨던 KB금융이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공시를 올렸습니다. 밸류업 정책에 대한 의원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에 힘쓴 상장사에 대해 법인세·배당소득세 완화 등 세제 혜택을 검토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세법 개정에 동의해야 할 야당과의 소통은 없어요. 금투세 폐지나 벨류업 정책이 업계의 발전을 이끈다는 정부의 주장에도 최대 수혜자는 소수의 ‘큰 손’ 혹은 ‘재벌 대주주’로 읽히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부자감세 지적에 대해서도 정부의 마땅한 반박 논리가 없습니다. 또한 기업가치의 근본적 제고를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논의도 필요하나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알맹이는 빠지고 변죽만 울리는 격이라고 볼 수 있죠. 결국 현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금융시장 혼란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 금융투자세 폐지에 대해서도 정부여당과 야당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금융정책은 친금융을 표방하지만 일관성 없는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우려스런 부분이 많습니다. 금투세가 일관성 없는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3년 시행 예정이었던 금투세는 대주주 기준 10억원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2년간 유예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작년 12월 여야의 동의 없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상향하고, 금투세 폐지를 일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금융정책 도입과 폐지에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부나 당국은 금투세 도입를 준비한 업계와의 소통 노력을 전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간 금융기업들은 금투세 도입을 위한 전산 시스템 정비에 수십억 원씩 비용을 지출했습니다. 국세청 역시 230억원을 집행한 상황입니다. 현재 업계는 추가 비용 지출을 두고 또 다시 정치권의 눈치만 봐야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 금융업계와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관치금융적 행태를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합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금융개혁의 중심 과제는 금융회사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공공성 강화에 있습니다. 금융산업은 은행업 외에 금융투자업, 보험업 등의 균형있는 발전이 필요합니다.
금융산업 발전의 혜택이 고객의 이익과 사회의 발전으로 환원될 수 있는 상생적 금융 시스템이 확고히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금융기관에서 ESG 경영을 선도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입니다.
- 금융당국이나 금융기관에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지금은 디지털화, 기후ㆍ환경 문제 등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기업부채ㆍ가계부채ㆍ자영업 부채와 연체율 증가 등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금융계의 역할이 실로 막중한 시기입니다. 금융산업의 건정성ㆍ안전성은 산업 자체의 장래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반과 국민들의 안위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지금은 오랜 가뭄 속에 산불주의보가 내려진 상황과도 같습니다. 이 어려운 경기상황 속에서 금융시장의 당면과제는 내부통제 강화 등 현 시스템과 건전성을 점검하고, 부실증가 전망에 대비하는 일입니다.
금융의 공공성을 중심에 두고 국가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