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지원사업비 내랴, 농협경제지주 도와주랴' 허리 휘는 농협금융...1분기 경영효율성마저 폭락하니 '근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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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지원사업비 내랴, 농협경제지주 도와주랴' 허리 휘는 농협금융...1분기 경영효율성마저 폭락하니 '근심 가득'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6.11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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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작년 순이익 2조2343억원
농업지원사업비 작년에 4927억원 지출해 '사상최대'
농협경제지주에 6464억원 신규 대출했으나 아직 상당수 돌려받지 못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 41.6%로 전년 동기 대비 악화
"영업력 끌어올려 2분기 경영효율성 개선"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NH 농협금융지주
NH 농협금융지주

작년 준수한 실적을 보인 농협금융지주의 허리가 휘고 있다. 2023년 한해 동안 농협중앙회에 납부한 농업지원사업비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또 농협경제지주에 신규로 빌려준 돈 중 상당수는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 경영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마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2분기엔 경영 환경이 나아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판매관리비가 상승해 경영효율성이 악화됐는데 2분기엔 이를 개선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2343억원으로 전년 2조2309억원과 견줘 0.2%(34억원) 증가했다. 농촌 지원을 위해 중앙회에 매년 지불하는 농업지원사업비(명칭 사용료)를 반영한 순이익은 2조57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금융의 실적을 상회하는 수치다. 우리금융은 작년 2조516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전년 3조1420억원 대비 19.9%(6253억원) 하락했다. 농업지원사업비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농협금융이 우리금융을 앞서는 셈이다. 

농협금융이 준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매년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작년 농협금융은 4927억원의 농업지원사업비를 지출했는데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3년 전인 2020년 4281억원과 비교하면 646억원 증가했다. 

농협법 제159조의 2에 따르면, 중앙회는 농협 명칭을 사용하는 계열사에 매출액 혹은 영업수익의 2.5%를 명칭 사용료 명목으로 부과할 수 있다. 

현재 22대 국회가 개원한 가운데, 명칭 사용료 부과율 상한을 2.5%에서 5%로 상향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발의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개정안대로 이뤄진다면 농협금융은 약 1조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중앙회에 내야 하는 셈이다.

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게다가 중앙회의 계열사인 농협경제지주와 경제지주 자회사에 매년 단행되는 금융지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작년 농협은행이 농협경제지주에 신규로 대여한 잔액이 6464억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아직까지 회수되지 못한 돈은 무려 5004억원이다. 

범농협 계열사에 자금을 대여해야 한다는 조항 역시 농협법에 명시돼 있다. 농협법 제161조의 11 3항에 의하면, 농협은행은 조합, 중앙회, 또한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의 사업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농협을 떠받치는 농협금융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중에 올해 1분기 농협금융의 경영효율성은 다소 악화됐다. 올해 3월 말 기준 농협금융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1.6%로 집계돼 전년 동기 37.8% 대비 3.8%포인트(p) 상승했다. 신한금융(35.9%), KB금융(36.9%), 하나금융(37.4%), 우리금융(40.6%)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은 수치다. 

CIR은 총영업이익에서 인건비, 임대료 등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금융사의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수치가 높을수록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농업지원사업비와 범농협 계열사에 제공하는 금융대출이 경영효율성을 악화시켰다는 세간의 지적에 농협금융 측은 선을 그었다. CIR엔 영업이익과 판관비만이 포함될 뿐 다른 항목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관련 법에 따라 농업지원사업비와 범농협 계열사에 대한 각종 지원을 해야 하고, 또 할 필요가 있다"며 "영업력을 끌어올려 경영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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