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보험 'M&A', 저축은행 '유증' 투트랙 시동거는 우리금융...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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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보험 'M&A', 저축은행 '유증' 투트랙 시동거는 우리금융...속내는?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6.2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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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저축은행, 1000억원 유상증자 결정
매물 M&A 대신 내실 다지기 택한 우리금융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시도했으나 실사 후 포기한 바 있어
증권과 보험에 자금 여력 집중할 가능성 높아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부족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증권과 보험 부문은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저축은행 쪽은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좋은 매물이 없는 저축은행 업계에 큰 돈을 쓰긴 어렵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우량매물이 많아 중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증권과 보험 쪽에 자금 여력을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좋은 매물이 있으면 저축은행이든 증권이든 모두 들여다본다는 입장은 동일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M&A 건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2021년 5월 1000억원 대 유증이 결정된 후 3년 만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돼 모회사인 우리금융이 계열사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22년 말 18.1%에서 작년 말 13.2%로 5.9%포인트(p) 급락한 바 있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1%를 웃돌지만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심화되면서 비율이 추가 하락할 우려가 있었다. 이번 유증 결정으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9.8%로 껑충 뛰었다. 

우리금융이 M&A를 통해 저축은행 부문을 확충할 수 있음에도 내실 다지기에 치중한 건 업계 내 우량매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5%로 집계돼 작년 말 6.55%와 견줘 2.25%p 상승했다. 업계 전체가 불황을 겪고 있어 매물로 나와도 인수 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상인저축은행 CI
상상인저축은행 CI

작년 10월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지만 인수 가격에 대한 시각 차가 극명해 결국 불발된 바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기준 3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큰 돈을 들여 '남의 자식'의 자산 건전성을 개선할 필욘 없는 셈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5.8%에 달해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2위 하나금융(77.6%)과 비교해도 18.2%p 가량 차이가 난다. 저축은행 계열사의 내실을 다지는 것만으로는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우리금융이 증권과 보험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고자 'M&A·유증 투트랙 전략'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기준 우리금융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지 않아 해당 부문 M&A에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자금 여력은 넉넉한 편이다. 우리금융의 1분기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7.7%로 금융당국의 관리 기준인 130%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 비율을 뜻하는데 해당 수치가 낮을수록 M&A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크다. 

그러나 돈을 허투루 쓰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 자본총계와 출자여력을 고려하면 최대 7조5000억원 가량을 M&A에 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 측은 우량 매물인 롯데손해보험에도 1조8000억원 이상 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보험만큼이나 증권 역시 M&A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간 합병으로 하반기 탄생할 우리투자증권은 1조2000억원 수준의 자본규모를 갖췄다. 아직 업계 18위 수준에 불과한 만큼, 10위권 내 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추가 매물을 물색할 가능성도 높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아무리 우리금융이 M&A에 쓸 수 있는 자금이 많다한들 모든 부문에 돈을 투입할 순 없다"며 "지금과 같이 증권과 보험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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