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에 대한 보수적 기조에도 연체율 상승세 지속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반년 만에 4%p 가까이 뛰어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기업대출 증가세 둔화에도 연체율은 1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은 2024년 1분기 말 현재 186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금융권업권별로 보면 특히 비은행금융기관(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회사 및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실제 1분기 말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은 592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등으로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비은행업권 전반적으로 기업대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 역시 증가폭이 축소됐다. 은행 기업대출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273조5000억원(일반은행 748.0조원, 특수은행 498조7000억원, 외은지점 2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일반은행 8.3%, 특수은행 4.2%) 증가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대출(289조8000억원, 전년동기대비 11.9%)만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중소기업(1571조원, 3.8%)·개인사업자(695조3000억원, 3.4%) 대출 증가세는 모두 둔화됐다.
한편 기업대출 증가세 둔화에도 관련 연체율이 2012년 2분기 이후 12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2.31%로 2023년 3분기(1.72%) 대비 0.59%p 상승했다.
비은행금융기관 연체율이 2023년 3분기 4.23%에서 올해 1분기 5.96%로 크게 뛰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 연체율은 0.48%로 지난해 3분기(0.42%) 대비 0.06%p 소폭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15%에서 올해 1분기 0.11%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0%에서 2.72%로 크게 상승했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비은행업권에 대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상호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은 올해 1분기 기준 4.91%로 지난해 3분기(3.9%) 대비 1.01%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은 5.88%에서 9.66%로 반년 만에 3.78%p나 뛰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자산건전성은 부동산PF의 부실 확대,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