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 주문···장녀 최윤정, SK 경영전략회의 첫 참석 '경영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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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 주문···장녀 최윤정, SK 경영전략회의 첫 참석 '경영수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7.0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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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최고경영진,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 진행
- 2026년까지 80조원 확보…AI·반도체 등 미래 투자 단행
- 최태원 "AI 밸류체인 리더십ㆍ에너지 솔루션으로 미래 준비"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이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

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질적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은 처음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했다. 

SK는 지난 6월 28일, 29일 양일간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향후 경영전략 방향 모색에 나섰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 출장 중인 가운데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해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가치사슬)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S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28일, 29일 양일간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사진=SK]
S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28일, 29일 양일간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사진=SK]

최태원 회장은 SK가 강점을 가진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AI 못지않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태원 회장은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준법) 등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 ▲이해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이고 진정한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최창원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과 같은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등에 속도를 내 시장의 기대에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SK 경영진은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주주 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SK는 작년에 10조원 적자를 기록했던 세전이익이 올해는 흑자가 2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26년 세전이익 목표는 40조원대로 계획하고 있다.

SK그룹은 AI·반도체 투자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중 약 80%에 해당하는 82조원은 AI 관련 사업에 투자한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오는 7월1일부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도 신설한다. 위원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CEO들은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각 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SK그룹의 계열사는 총 219곳으로, 삼성(63곳) 등 주요 그룹과 비교해도 많은 편이다.

SK 경영진들이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SK 경영진들은 사업 재조정 등 못지않게 SK 고유의 경영체계인 SKMS와 수펙스(SUPEXㆍSuper Excellent) 추구 정신의 회복과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9년 처음 정립했으며, 지난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며 고도화되고 있는 SK 경영의 근간이다.

CEO들은 "도전적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다가올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 구성원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정신으로 합심해야 한다"며 "최고 경영진부터 SKMS의 핵심 중 하나인 'VWBE(Voluntarily, Willingly Brain Engagement)' 정신과 겸손한 자세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하자"고 다짐했다.

SK그룹은 SKMS를 오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CEO세미나로 이어지는 주요 경영회의체에 토론 의제와 중점 과제로 정해 각 사별 실천 활동을 공유하고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처음으로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사실상 후계자 수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

최윤정 본부장은 SK그룹의 미래 전략 사업인 바이오 분야 토의를 위해 이번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생(35세)인 최윤정 본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했다가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21년 7월 복직해 지난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지난해 말 SK그룹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 됐다.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사이에 장녀 최윤정 본부장을 비롯 차녀 최민정(32) 인티그럴 헬스 창업자, 장남 최인근(29) SK E&S 북미법인 패스키 매니저 등 3명의 자녀가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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